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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은 우리를 공공예술가로 만들었다 2009/05/28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담아놓고 싶었습니다. 시민들의 갈망, 동시대 사람을 떠나보내며 울어줄 줄 아는 인정... 그런 것들이 모여 사람을 부르는 힘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점심을 먹고, 덕수궁 분향소로 향했습니다. 그 곳에서 본 것은 예술이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거대한 공공예술이 덕수궁 주변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시청역 출구는 새로운 시공간으로 들어가는 마법의 출입구처럼 변신해 있었습니다. 계단벽은 시민들이 붙인 종이로 빼곡했습니다. 시민들이 붙여 만든 모자이크 벽화 같습니다. 사람들은 나눠주는 유인물에 자신들만의 시를 썼습니다. 직접 그림을 그린 이들도 많았습니다. 그 하나하나가 공공과 소통하는 그들만의 미디..

雜家의 매력 2019.08.07

[삼삼한 전통건축] 청와대 앞 ‘왕따문’에서 전두환의 기억을 떠올리다 2009/05/27

빛나리 대통령 또 나간단다, 깃발 흔들어라 지금에야 이런 풍경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고 들어오면 대통령 지나가는 길가에 중고등학생들이 줄지어서서 깃발을 흔들었다. 외국 대통령이 한국에 오면 훨씬 더 많은 동원되어 ‘환영하는 척’을 해야 했다. 청와대 주변에 있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유독 많이 겪어야 했던 군사독재 시절의 풍경이다. 동원 당하는 학생들로선 짜증 제대로였던 이 짓거리는 70년대 박정희 시대보다 80년대 전두환 시대에 더 극성스러웠다. 사람 죽여가며 쿠데타로 집권한 정통성 빵점짜리 정권이니 자격지심에 오히려 더 대통령 권위 세우기를 좋아했고, 또 그래서 외국 국가원수들을 참 자주도 불러들였다. 여기에 세계 외교판에서 북한과 경쟁을 심하게 벌이던 때여서 더욱 그랬다..

건축과 사귀기 2019.07.02

도쿄 길바닥에 시선이 꽂혔던 까닭 2009/05/24

길바닥에도 재미는 있을 수 있다 2007년이었습니다. 모처럼 도쿄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서울처럼 크고 번화하고 복잡한 도쿄를 돌아다니는 동안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우리와 비슷한 것보다는 우리와 다른 것들이었습니다. 두 도시가 워낙 비슷한 점이 많아서였겠지요. 개인적으로 건축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터여서 건물과 거리 풍경을 더 눈여겨 보면서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신주쿠에서 갑자기 바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백화점 앞 보도 바닥에 동그랗게 달려있는 맨홀 뚜껑이었습니다. 새삼 맨홀이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든 맨홀이 바로 이녀석이었습니다. 일본의 상징인 벚꽃과 도쿄도의 상징인 은행잎으로 디자인한 맨홀이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건물보다도 오히려 이런 작은 곳에 숨어있는 일본스러움을 발견할 때 일..

기념비로 만든 책장, 미술관이 소장한 의자 2009/05/19

정말 이런 책장이 있구나...! 해냄이란 출판사가 있다. 대부분 이름을 아실만한 유명 출판사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을 내는 출판사로 유명하고, 이외수 등 많은 베스트셀러작가의 책을 낸다. 서울 홍대앞에 있는 이 출판사에 우연히 들렀다가 가장 놀란 것이 바로 편집부에 놓여있는 거대한 책장이었다. 해냄 사무실은 1층과 2층이 건물 안에 한공간으로 뚫려 있는데, 그 2층 천장까지 닿는 높이로 책장이 거대하게 우뚝 솟아 있었다. 내가 찍었던 사진을 찾지 못해 블로그 ‘맛있는 토스트BOOK’에서 책장 사진을 퍼왔다. 책과 출판사에 대한 재미있는 정보가 많은 흥미만점의 블로그다. 저 사진에 잘려 안나온 위쪽으로도 책장은 더 올라간다. 직접 보면 대단히 높다. 저 책장을 처음 보았을 때 누구나 마음 속에 현실적..

건축과 사귀기 2019.06.26

간판은 아이디어다 2009/05/14

어, 저게 뭐지? 서울 마포구 공덕동 , 공덕시장으로 가는 좁은 이면도로에서 문득 한 건물에 눈길이 갔다. 평범한 동네 다세대 건물이다. 그런데 뭔가 다른게 있었다. 건물 외벽에 손 모양 띠를 두른 간판이었다. 엄청나게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반가운 아이디어다. 폰카로 찍는 바람에 화질이 영 아니올시다여서 아쉽다. 절규하듯 요란한 한국 간판의 문제는 요란하기 짝이 없어도 정작 다른 간판들도 모두 요란해 결국 차별화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거리 풍경 해쳐가며 만든 간판이 오히려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이다. 주인은 주인대로 거리 풍경 해치며 돈만 쓰고, 행인들에겐 시각 공해만 추가해 괴롭히는 짓이다. 간판 주인의 마인드를 고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도 결국은 요란한 간판을 고집하는 이들이 아직..

극강의 음질 ‘슈퍼오디오 CD’ 왜 한국에 없지? 2009/05/12

최후의 CD, SACD 8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당시 처음 나온 CD를 봤을 때의 놀라움을 잊을 수 없습니다. 오디오 바늘이 없이 빛으로 음반을 읽어 소리를 낸다니! 정말 ‘꿈의 음반’이었습니다. 차가울 정도로 깨끗한 소리에 반해 방안 가득 CD를 모으는 날만 오기를 꿈꿨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시디를 살 돈은커녕 메탈테이프 사기도 어려웠으니, 결국 제가 제 소유의 CD플레이어를 가지게 된 것은 1989년에 이르러셔였습니다. 과외비로 번 돈을 몽땅 쏟아부어 마련한 인켈 오디오가 당시 돈으로 한 80만원 정도들였으니 돈 좀 썼습니다. 시디값은 또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 록 몇장, 클래식 몇장, 그리고 영화 오에스티 몇장을 사면 돈 10만원을 넘겼습니다. 제 시디가 처음 100장을 넘겼을 때 무..

雜家의 매력 2019.06.26

인도 왕궁을 보며 문득 경부고속도로를 떠올리다 2009/05/09

인도의 서울은 델리, 델리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유적은 랄 킬라, 랄 킬라는 델리의 대표적 왕궁,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경복궁이다. 이름 랄 킬라는 ‘붉은 성’이란 뜻. 그래서 영어 ‘레드 포트’로 더 유명하다. 이 성을 지은 이는 인도 무굴왕조가 남긴 주요 건축물들에 왠만하면 다 관여한 이름 ‘샤 자한’이다. 죽은 마누라 무덤 타지마할 만드느라 지나치게 국력을 낭비하는 바람에 아들 아우랑제브가 왕위에서 쫓아내 가둬버렸던 황제다. 건축광 황제가 타지마할과 함께 남긴 대표적인 건물이 바로 이 붉은 성 랄 낄라 되겠다. 1648년 지었으니 우리로 치면 조선 중기 때다. 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대도시 델리는 옛 도심인 올드 델리와 뉴 델리로 나뉜다. 올드 델리는 그야말로 옛날 동네에 복작복작..

[만만건축 10회] 뉴욕 새 명물 계기로 본 건축계 스타 계단 이야기 2009/05/07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일까요? 제 생각으로는 한 도시 안에 여러가지 시간, 여러가지 장면이 있는 도시가 좋은 듯합니다. 옛 시간의 켜가 도시 안에 여전히 살아있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볼거리가 자꾸 등장하는 도시. 한 도시 안에서 여러 시간, 여러 문화, 여러 표정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도시말입니다. 뉴욕은 어떻습니까? 도시 역사 자체는 젊어도 새로운 매력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 사람을 불러 모으는 도시 같습니다. 세계 건축의 흐름을 선도하는 이 뉴욕에 새로 들어선 건축계의 화제 건물 하나를 소개합니다. 이 건물의 높이는 불과 5미터. 그러니까 2층 슈퍼마켓 건물만한 아주 작은 건물입니다. 건축가도 초짜 신인들, 미국 사람도 아닌 호주의 젊은 건축가, 그것도 한국 출신의 건축가입니다. 그런데도 뉴욕에서도..

카테고리 없음 2019.05.2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문, 인도 대통령궁 2009/05/04

#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나라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영국이다. 근대 국가를 맹렬히 세우던 19세기, 일본은 영국을 흠모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다. 일본이 가야할 길, 얻어야할 것, 올라야할 경지를 모두 영국에서 찾은 것은 당연했다. 같은 섬나라인데 세계를 호령하는 최강국이니 영국말고 또 어떤 나라를 역할모델로 삼겠느냔 말이다. 당연히 일본은 영국을 사랑했다. 일본의 영국 짝사랑은 지금껏 이어진다. 만화 에서 주인공 키튼이 영국에서 공부하고 SAS 특공대 출신이며 그의 아버지가 영국인 여성과 결혼한다. 의 주인공 야나기자와 교수는 일본에 살 뿐 거의 영국인이다. 영국 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다. 만화 는 또 어떤가? 영국 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동경과 호감은 그들의 의식 아래에 깊이 박혀..

편파적이라 할지 몰라도 이 책을 강추하렵니다 2009/05/03

아시아. 가장 가까우면서도 우리가 모르는 곳입니다. 이슬람은 중동보다 동남아시아에 더 많은 인구가 믿고 있는 종교이고, 그 가운데에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가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이슬람에 대한 책이 나왔습니다. 편집자의 정성으로 원전보다 한국어판이 훨씬 더 주제를 쉽게 읽을 수 있게 업그레이드된 책입니다. 왜 강력하게 추천하냐고요? 음, 저는 편파적이니까요^^. 저자 : 율리야 수리야쿠수마 Julia Suryakusuma 인도네시아의 사회학자. 여성학자. 저널리스트. 사회평론가. 인도네시아대학(University of Indonesia)에서 심리학을, 런던 시티대학(City University)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헤이그 사회학연구원(Institute of Social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