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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모델하우스, 디자인 상 타다 2009/05/02

한국 특유 건축장르, 모델하우스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 집을 이상하게 사고 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상품인 집을 짓기도 전에 견본만 보여주고 파는 파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요? 토건 마피아가 결속되어 건설 경기로 내수를 지탱한다는 논리로 언론과 관청과 결탁되어 있는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에서나 보편화된 현상일겁니다. 외국은 집을 지어놓고 파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니 모델하우스는 한국에서 아주 발달했습니다. 시내 한 가운데에 으리으리한 모델하우스를 지어놓는 것은 무척이나 한국적입니다. 요즘 건설회사들 모델하우스, 정말 화려합니다. 그 비용, 물론 모두 아파트 분양가에 고스란히 들어가겠죠. 어찌됐든 이 모델하우스는 요즘 디자인과 건축의 첨단을 보여줍니다. 가장 비싼 상품에 관한 것이니 가장 ..

건축과 사귀기 2018.12.31

하프의 비밀-하프는 백조다 2009/04/08

첼리스트는 소형차를 못탄다? 클래식 연주자들을 보면 악기 크기 따라 참 고생도 많이 한다는 생각도 든다. 첼로 주자들을 보라. 그 무거운 하드 케이스 가방을 낑낑 메고 가는 여학생을 보면 안쓰러울 정도다. 다행히 악기 하드케이스 소재는 첨단 기술 덕에 날로 발전한다. 그래서 전보다는 훨씬 강하면서 가벼워지고는 있다. 영화 에서는 제임스 본드 티모시 달튼이 첼리스트 본드걸 미리암 다보의 첼로 케이스를 썰매 대용으로 써서 눈위를 미끄러져 적들의 추격을 피하는 장면도 나온다. 첼로는 승용차도 쏘나타 이상을 사야만 한다. 작은 차엔 안들어가는 탓이다. 비행기를 탈 때도 첼리스트들은 티켓을 두 장 사야 한다. 현악기는 프로용이면 최소 수천, 보통 억대다. 그런 악기를 짐칸에 실을 수 없는 법. 옆자리에 고이 모시..

雜家의 매력 2018.12.31

이 건물이 한국 최고 걸작인 진짜 이유 2009/04/29

대한민국 최고 건축물, 왜 늘 공간사옥을 꼽는 걸까? 건축 전문가들이 꼽는 ‘대한민국 최고 현대 건축물’에서 늘 1등으로 꼽히는 건물이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있는 건축설계사무소 공간의 사옥이다. 한국 건축가 1세대 최고 스타 고 김수근이 자기 사무실 건물로 온갖 정성을 다해 지은 빌딩으로, 김수근의 수많은 건물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건물을 처음 봤을 때는 왜 이 건물이 우리나라 현대 건축물 중에서 으뜸인지 궁금했다. 분명 겉에서 본 모양은 멋있었다. 그러나 건물이 웅장하고 큰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모양이 희한해 눈길을 사로잡는 것도 아니었다. 좀 어딘가 다르고 분위기 있는 건물이란 느낌은 확실했다. 그러나 다른 건물들보다 이 건물이 ‘위대한’ 이유는 처음 보고선 잘 알 수가 없..

건축과 사귀기 2018.12.31

증오의 성, 아그라 포트 2009/04/25

아그라 포트, 아버지와 아들이 원수가 된 성 인도의 유명 관광도시 아그라는 영국이 인도를 삼키기 전까지 인도를 지배한 무굴제국의 수도였다. 아그라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타지마할이다. 그래서 정작 아그라란 이름이 붙은 아그라성은 타지마할의 화려함에 가려져 있다. 아그라성은 타지마할과 짝을 이루는 건물이다. 야무나강을 사이에 두고 타지마할과 마주 보고 있어 타지마할을 보는 또다른 포인트다. 이렇게 타지마할을 바라보는 이 성에는 무굴제국의 지독하고 기구한 옛이야기가 숨어있다.(*** 사진을 누르면 더 크게 볼 수 있음) 다른 인도 건축물처럼 붉은 사엄 건물인 아그라성은 무굴제국의 3대 황제 악바르가 지었다. 성벽 높이가 20미터에 이르며 성 둘레를 크고 깊은 해자가 두르고 있다. 동서양 모든 성들이 방어를 위..

건축과 사귀기 2018.12.31

건물이 마법을 부릴 때-이화여대는 저녁에 가야 한다 2009/04/22

건물이, 아니 도시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마법의 순간’이 있다. 빛이 마술을 부리는 시간, 바로 해질녘이다. 지저분한 것들이 어느 정도 어둠에 가리고, 하늘은 온갖 색깔로 황홀하게 물든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도시에는 조명이 켜지기 시작한다. 하늘을 온갖 빛깔로 물들인 저녁 햇빛과 반짝거리는 인공 조명이 공존하는 이 순간에 특히 아름다운 것이 바로 현대 건축물들이다. 건축물만 전문으로 찍는 프로 사진가들의 건축 사진을 보면 이 해질녘 사진이 반드시 들어간다. 유리로 표면을 처리하는 현대 건물, 이른바 ‘커튼 월’ 건물들은 이 순간만은 정말 보석이 된다. 한국의 대표적 건축 사진가 박영채씨는 “참아야지, 하다가도 이 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미친듯이 셔터를 누르게 된다”고 말한다. 이 아름다운 순간, 아름..

건축과 사귀기 2018.12.31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책꽂이는? 2009/04/20

원래 그런 것이 있잖습니까? 정작 중요한 것보다 거기 딸린 것이 더 매력적인 것 말입니다.책이 더 먼저겠지만 책꽂이가 더 생활 속 재미를 주는 중요한 물건이 될 수도 있겠죠. 나를 사로잡은 책꽂이 책꽂이는 중요한 인테리어 기능을 하는 가구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책꽂이들은 너무 똑같습니다. 책꽂이가 재미있어질 때, 책 읽기도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우연히 재미있는 책꽂이 사진을 모은 한 블로그 포스트를 읽다가 갑자기 발동 걸려 디자인 책꽂이들을 검색해 저도 따라해봤습니다. 개성파 책꽂이의 시작은, 고정 모양을 변형하는 것에서 시작입니다. 천편일률적인 네모칸 구성을 조금만 바꿔도 좀 달라집니다. 네모칸을 45도 각도로 기울인 마름모꼴 책꽂이입니다. 물론, 저렇게 꽂으면 책을 고를 때 참 힘들 듯..

저 거대한 댐에 담겨있는 또다른 것들 2009/04/15

소양강댐에서 읽어보는 현대사 코드들 한국의 대표 댐 소양강댐은 다양한 기념 조형물들이 한꺼번에 모여있는 흥미로운 곳이다. 기념탑, 박정희 친필 기념비, 육영수 방생 기념비... 뜬금없이 88올림픽 개최 기념비에 최근 지은 물문화관까지.경제개발기의 꿈이었던 초대형 다목적댐으로 그 존재 의미가 워낙 컸던 탓에 기념 조형물들이 이곳에 세워졌다. 이후 수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로 계속 개발되면서 다양한 조형물과 기념용 시설들이 하나둘씩 따라붙기 시작했다. 이런 다양한 조형물들은 각각 그 시대를 담으며 이 공간에 쌓인 시간의 층위와 조형문화의 천을 뜻하지 않게 보여주기도 한다. 지난 금요일, 막국수를 열심히 먹자는 취지로 떠난 춘천 나들이길에 모처럼 소양강댐을 다녀왔다. 부근에 있는 유명 막국수집 샘밭막국수에..

최고의 막국수는?-하루 종일 막국수 먹기 2009/04/11

하루 사이 춘천 막국수 5집 모두 먹기에 도전하라 4월의 봄볕이 따사로움을 넘어 더울 정도였던 금요일,우리 팀 전원-이래봤자 3명이지만-은 새로운 ‘미션’에 도전했다.이름하여 ‘하루 종일 막국수 때려먹기’ 프로젝트.실로 무식하지만 또한 강인한 도전 욕구를 불타오르게 만드는 그런 시도 아니겠는가. 사연인즉슨, 부서 MT를 어디로 갈까 하다가 춘천으로 잡았다. 그리고 기왕 춘천 가는 거, 춘천 맛집 골라 다니기 컨셉으로 정한 것이다. 쉽게 말해 힘들게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말고 그냥 먹고 죽자, 이렇게 된 것이다.춘천 하면 막국수와 닭갈비. 그러니 목표는 춘천을 대표하는 유명 막국수집 5곳을 돌아 최고의 막국수를 뽑는 것. 막국수를 실로 사랑하는 나의 꼬임 반 강요 반에 나머지 두 사람은 결국 끌려오고 말았다...

雜家의 매력 2018.11.27

CEO 들이 읽어야 할 명작 만화 2009/04/02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만화를 꼽아보세요 뜬금없는 질문은 즐겁습니다. 일단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와 재미있고, 그래서 평소 생각 못한 것을 생각해보게 하니까요.제가 좀 뜬금없는 인간이기 때문인 탓이기도 합니다만 말입니다. 3월11일 갑자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 월간지 에디터였습니다.“뜬금없이 부탁드려 죄송한데요, CEO를 위한 만화 좀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이야기인즉슨, “처세나 경영개발서와 같은 책 이외에도 만화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최고경영자를 위한 만화 기사를 기획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흔쾌히 수락하고 4권을 골라 짧은 설명을 달아 보내줬습니다.그리고 최근 잡지가 배달되어 왔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기사를 보고 생각난 김에 추천했던 만화를..

`꽃보다 남자'-현실적인, 너무나 현실적인 2009/04/01

‘현실성’이란 무엇일까? 는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른다.남들이 이 드라마를 본다는 것 자체가 이 드라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 드라마와 팬들을 못마땅하게 보는 것은 이 드라마가 너무나 비현실적이라고, 그러니까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의 현실성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드라마가 현실이 아니란 것을 모르며 보는 시청자는 없기 때문이다. 공부해야 된다는 사실을 모르면서 놀러다니는 고등학교 3학년이 없듯이. “저런 말도 안되는 것을 왜 보냐”고 핏대를 올리는 것 자체가 남들을 바보로 아는 바보짓이 될지도 모른다. 은 분명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더욱 우리를 정확하게 비추는 드라마일 수도 있다. 지금..

雜家의 매력 201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