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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모델하우스, 디자인 상 타다 2009/05/02
    건축과 사귀기 2018.12.31 15:57

    한국 특유 건축장르, 모델하우스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 집을 이상하게 사고 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상품인 집을 짓기도 전에 견본만 보여주고 파는 파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요? 토건 마피아가 결속되어 건설 경기로 내수를 지탱한다는 논리로 언론과 관청과 결탁되어 있는 한국과 일본 같은 나라들에서나 보편화된 현상일겁니다. 외국은 집을 지어놓고 파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니 모델하우스는 한국에서 아주 발달했습니다. 시내 한 가운데에 으리으리한 모델하우스를 지어놓는 것은 무척이나 한국적입니다. 요즘 건설회사들 모델하우스, 정말 화려합니다. 그 비용, 물론 모두 아파트 분양가에 고스란히 들어가겠죠.

     

    어찌됐든 이 모델하우스는 요즘 디자인과 건축의 첨단을 보여줍니다. 가장 비싼 상품에 관한 것이니 가장 좋은 재료에 최고 디자이너들을 동원합니다.

    이 모델하우스 중에서 동부건설이 운영하는 동부건설 주택문화관이 있습니다. 서울역 바로 맞은 편에 있습니다. 바로 이 건물입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이 건물은 하얀 재질로 표면을 단순 담백하게 꾸민 것이 매력포인트입니다. 낮에도 아름답지만 밤에 보면 또 다르게 아름답습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이 독특한 건물이 최근 상을 받았습니다. 레드닷 디자인어워드란 상입니다.

    레드닷디자인어워드(Red Dot Design Award)는 디자인계에서 ‘IF Design Award’, ’IDEA Design Award’와 함께 세계3대 디자인상으로 불립니다. 




    이 상에서 국내 산업 디자인 등이 상을 탄 적은 있지만 건축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그 처음을 연 것이 한국에만 있는 모델하우스란 점이 새삼 한국적인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덜어낸 것이 더 많아지는 역설-디자이너 김개천의 미학

     

    저 센트레빌 주택전시관은 현대적이면서도 동양 특유의 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습니다. 처음 보면 튀지 않고 차분한데 자세히 보면 여러가지 표정들이 잔뜩 숨어있습니다.



     

    건물 표면을 하얀 색으로 하고 평면이 아니라 은은하면서 기하학적인 높낮이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에 따라 햇빛이 변하면 건물 색깔과 느낌도 따라 변해갑니다. 하얀 건물이 지니는 독특한 매력입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이 건물의 설계자는 김개천 국민대 교수입니다. 

    이름이 좀 독특하시죠? 개천절이 떠오르는 이름입니다. 그런데 실제 생일이 10월3일입니다. 그래서 김교수는 휴대폰 뒷번호도 1003번입니다.

     

    김교수는 현재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 회장을 맡고 있는 국내 대표적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입니다. 실내건축가라고 하면 인테리어만 떠올리게 되는데 김 교수는 실내 건축과 실외 건축 모두에 강한 다재다능형 건축가입니다. 

     

    건축과 디자인에서 근대의 화두는 화려한 치장과 장식을 덜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미니멀한 모더니즘 건축은 ‘Less is More’라고 했죠. 적은 것이 아름답다는 겁니다. 그런데 너무 단순해지다보니 좀 차갑고 심심하고 그렇습니다. 이 바람에 모더니즘 건축에 식상한 이들은 ‘Less is Bore’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지나치게 단순함을 추구하는 바람에 지루하고 짜증난다는 거죠.

     

    김교수는 ‘Less but More’라고 주장합니다. 그가 만든 말인데, ‘적지만 그래서 더 많아지는’ 미학이라고 하겠습니다. 

    디자인이란 사실 여러가지 잔뜩 집어넣기 쉬워지는 것을 얼마나 덜어내냐의 승부일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여러 요소 중에서 핵심만 집어넣는 덜어내기로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 동부건설 주택전시관도 그런 그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실내건축 국내 최고수로 꼽히는 김개천의 작품들

     

    김개천 교수가 이름을 얻기 시작한 것은 실내 디자인이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선(禪)적이며 묘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어디 같습니까? 대성목재란 나무 회사의 인천 공장 직원 휴게실입니다. 청담동 카페 못잖은 분위기입니다. 나무 회사이니 나무 재료를 골라 은은한 나무색 속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게 꾸몄습니다. 그리고 조명을 빛의 선으로 처리해 독특한 느낌을 집어넣어 강조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또다른 주요작으로는 기업 구내식당도 있습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이 곳은 동화홀딩스라는 건축자재 회사의 직원 식당 겸 라운지입니다. 역시 나무빛 속에 독특한 조명처리로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김 교수의 실내건축 대표작 가운데 아주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곳!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대학  강의실입니다. 국민대 디자인대학원 강의실인 ‘담담원’이란 작품입니다.

    강의실 내부 사진 한 장 더 보시겠습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저 담담원은 국내 최초의 ‘온돌 좌식 강의실’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른 포스트 ‘강의실도 작품이다’를 보시면 됩니다.

     

    김개천의 주요작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김 교수는 실외 건축, 그러니까 그냥 건축에서도 실내 못잖은 성과를 내왔습니다. 그냥 건축가인데 실내와 실외를 다 잘할 뿐인 거죠.

     

    그의 작품에서 처음 보면 사람들이 가장 놀라게 될만한 작품은 담양에 있는 정토사 무량수전이란 작품입니다. ‘절이 이럴 수도 있구나’라고 감탄하게 되는 건물인데, 아쉽게도 좋은 사진을 못찾았습니다. 김 교수는 불교 신자여서 현대식 사찰은 물론 예불 공간 등의 작품이 여럿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팔복교회란 교회 작품도 있습니다. 


    좌우지간 그의 불교 관련 건축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설악산에 있는 만해마을입니다.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사진=박영채 건축전문사진가



    그리고 강하미술관도 주요작입니다. 역시 콘크리트란 재료의 아름다움을 공간 분할의 방법으로 추구한 건물입니다. 거칠고 황량한 듯, 그러면서도 뭔가 가득찬 듯한 상반된 느낌이 공존한다고 할까요? 선적이며 단순한 그의 미학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은 동부주택 전시관은 시내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김 교수의 거의 유일한 작품입니다. 지나가시는 분들 한번 눈여겨 보시길. 설악산에 가시면 만해마을도 한번 들러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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