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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건축 5회] 디자인 걸작이 된 화장실 2009/01/21

화장실, 집만 떠나면 신경 쓰이시죠? 외국에 가서 급해지면, 정말 난감하죠.행여 이런 화장실이라도 만나면 정말... 물론 가끔은 좀 낭만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화장실도 있어요. 그래도 난감하긴 마찬가지죠. 이런 화장실은 또 어떻고요. 바로 비료가 되란 건가요? 그래도 이런 화장실보단 낫지 않을까요? 진짜 이런 화장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하게 만드는 나라라면 역시 중국이겠죠.중국의 ‘원초적 화장실’들은 참 볼 때마다 놀랍긴 해요. 최대한 긍정적으로, 그리고 건축적으로 해석한다면...그리스 에페소스의 고대 화장실의 명맥을 잇는 거라고 해두죠. 그렇다고 화장실이 우리와는 다르게 ‘개방적’인 나라에 갈 때 이런 것을 가지고 갈 수는 없잖아요. 물론 화장실을 아주 좋아..

건축과 사귀기 2018.09.16

[만만건축 4회]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건축 2009/01/20

여기, 겉모습만 봐서는 도저히 그 종류를 짐작하기 어려운 건축물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바닷가와 연결되어 물위에 둥실 떠있기는 동그란 나무 건물입니다. 사전 정보가 없으면 도대체 무엇에 쓰는 건물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자, 그럼 건물로 들어가보시죠. 바닷가로부터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지은 나무 건물입니다. 동그란 모습인데, 구조물이란 것만 알 수 있을뿐입니다. 배가 정박한 것 같기도 하고, 기념조형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건물 내부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렇게 쓰자고 만든 건물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수영장 저 나무 건물은 바다 위에 지은 수영장입니다. 이름은 ‘시배스(Seabath)’. 덴마크 코펜하겐 부근의 바닷가 카스트룹에 들어선 명물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건축잡지로 가 있..

건축과 사귀기 2018.09.16

[만만건축 3회] 건축 포스짱, 세계의 길쭉이 건물 2009/01/17

어린이는 나라의 기둥입니다. 그럼 건축의 기둥은? 썰렁한 농담으로 시작해서 죄송합니다. 건축에서 가중 중요한 것도 기둥입니다.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건축에서 기둥은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건물이 서 있게 하는 주인공이 기둥인 것은 당연하지만, 건물의 인상도 이 기둥이 좌지우지합니다. 기둥이 길게 변하면 벽이 될 수도 있고, 기둥이 저혼자 서있으면 탑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 건축을 잘 알게 되면 건축과 친해집니다. 셍각해보시죠. 우리가 서양 건축사에 대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무엇이었을까요? 고대 그리스 기둥이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위 그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나라 건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기둥이 배흘림 기둥이라니, 그걸 엔타시스라고 한다느니 ..

건축과 사귀기 2018.09.16

[만만건축 2회] 파괴가 만들어낸 예술 2009/01/15

코번트리. 인구가 한 30만명쯤 되는 영국 도시입니다. 이 도시의 상징은 뜻밖에도 벌거벗고 말탄 여인네입니다. 애마부인? 아닙니다. 고다이버 부인이란 이랍니다. 그 유명한 고다이버 부인입니다. 고다이버 여사는 1000년쯤 전, 이곳 영주의 부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주 돈독이 오른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세금을 너무 심하게 걷어 백성들이 죽을 지경이었다고 하네요. 부인 고다이버 여사마저 남편을 말렸습니다. 세금 좀 작작 걷으라고. 그 말을 들은 남편, 과연 뭐라고 했을까요? “뭐? 나보고 돈을 덜 걷으라고? 그럼 당신이 발가벗고 한번 동네 한바퀴 돌아봐. 그럼 한번 생각해볼께.” 자기 부인을 조롱하는 꼴을 보니 영주 수준이 저질 싸구려네요. 그러나 부인은 명품이었습니다. 고민하던 고다이버 부인..

건축과 사귀기 2018.09.16

[만만건축 1회]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기숙사 2009/01/12

안녕하세요, 구본준 기잡니다. 블로그에서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꼭 알아야할 건축이 아니라 그냥 재미있는 건축이야기입니다. 그냥 재미, 그게 건축의 맛이죠. 좋은 건축은 다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건축, 이야기가 있는 건축을 찾아서 소개합니다. 만만한 건축여행을 시작하시죠. 콘크리트와 나무, 기숙사와 원의 만남 사람들이 모이면 무슨 모양일까요? 잔디밭에 친구들끼리 모일 때 세모꼴로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없겠죠? 네모꼴로 모일 일도 없습니다. 각잡고 모이는 것은, 군대와 매스게임뿐이죠. 누구나 자연스럽게 모이면 동그랗게 둘러앉습니다. 가운데 공간엔 음식이라도 놔두고 이야기합니다. 맞습니다. 사람은 둥글게 모입니다. 기숙사는 어떨까요? 기숙사 방들이 동그랗게 모인다면 말입니다. 사람이 아..

건축과 사귀기 2018.09.16

서울 구경, 여기부터-한국에만 있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2009/01/10

건축에 문득 관심이 생겼다면, 그래서 가까운 우리 주변에서 건축물을 하나 하나 찾아가보고 싶다면 어디부터 가면 좋을까? 농담삼아 ‘국내 유일의 일간지 건축 담당 기자’라고 말하고 다녔더니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하시곤 한다. 건축을 좋아하는 분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내겐 아주 반가운 질문이다. 건축은 친구같은 문화 장르다. 다른 장르보다 훨씬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음악처럼 주의 깊게 들어야 할 필요도 없고, 책 처럼 작품 하나 보는데 몇시간씩 걸리지도 않는다. 다만 발품을 필요로 할 뿐이다. 그러나 발품 팔지 않고도 볼 것이 이미 우리 주변엔 얼마든지 있다. 서울이란 얼마나 큰 도시이며, 얼마나 건물이 많은가. 그럼 어디부터 가볼까? 그게 문제다. 건축물은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건축과 친해지는 ..

건축과 사귀기 2018.09.16

훔치고 싶은 정민 교수의 손글씨 2009/01/03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아본 지 얼마만일까. 세밑 어느날, 회사로 돌아오니 책상 위에 연하장이 하나 와 있었다. 한양대 정민 교수의 연하장이었다. 문득 정교수의 연구실이 떠올랐다. 그가 생각의 씨앗들을 정리해놓은 파일 정리대, 관심 갖는 분야가 비슷해 탐났던 그 많은 책들, 그리고 전각들... 그 자료더미 속에서 주말에도 글을 쓰는 정교수도. 직접 손으로 그린 우편번호 네모칸이 얼마나 참한지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어린 시절부터 유독 맘먹은대로 안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내 맘에 드는 나만의 글씨체를 갖는 것이다. 서예와 전각도 배우고 싶었지만 게을러 늘 못해왔다. 기자가 된 뒤로는 더욱 글씨를 못쓰게 됐다. 바쁘게 빨리 들은대로 메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보니 글씨가 점점 괴발개발이 됐다. 지금 내 글씨는 탭댄..

雜家의 매력 2018.09.14

2008년 최고의 추리소설은? 2008/12/30

‘그날’이 왔다. 세밑에 즐기는 혼자만의 이벤트날이다. 올해 지하철이란 공간을 즐겁게 해준 최고의 출퇴근 파트너, 2008년 내맘대로 추리&미스터리 소설 베스트 뽑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가 대상은 ‘올해 읽은, 올해 나온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중에서 내가 읽은 책‘만을 대상으로 한다. 왜 이런 책은 읽지도 않아서 빠뜨렸냐고 항의할만한 책이 있다면 주저말고 가차없이 알려주시길. 올해 최고의 여성 탐정-엽기 말괄량이 삐삐, 리스베트 살란데르 지난해 쓴 ’2007년 추리베스트‘에서 언급했듯 2007년은 오쿠다 히데오를 만나 행복한 해’였다. ‘인간적인 중년 남성’이 결국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그의 소설이 페미니즘 관점에선 좀 트집 잡힐 구석이 있을지 몰라도 그 재미에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가..

대통령 각하와 아파트의 씁쓸한 추억-마지막 시민아파트에 가다 2008/12/16

지금 30대 이상들에게 ‘시민아파트’는 아직 기억 속에 생생할 것이다. 이름 그대로 서울 시민들을 위한 아파트였으나, 결국은 잘 못사는 시민들의 아파트가 되어버린 70~90년대 개발독재기의 상징적인 건축물이 바로 시민아파트다. 서울의 시민아파트는 한때 400여곳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 단 한곳만 남았다. 남산 기슭 회현시민아파트, 또는 회현시범아파트다.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남산쪽으로 올라가면 거의 남산길쯤 이르러 회현시민아파트가 나온다. 1970년에 지어 올해로 꼭 38년된, 생각보다는 아주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다. 그러나 그 모양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세월의 흔적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다. 시민아파트는 개발독재기의 우울함과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간직한 살아있는 화석 건물..

건축과 사귀기 2018.09.14

서울에 숨어있는 또다른 궁-진짜 잘생긴 한옥 2008/11/29

시멘트 덩어리 도시 속에서 전통의 느낌을 접해보고 싶을 때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 인사동과 가회동 일대다. 그러면 이 전통 문화의 지역에서 제대로 된 조선시대 한옥을 보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사실 인사동에는 옛 건물은 거의 없다. 요즘엔 오히려 새로 지은 모던한 건물들을 보러갈만한 곳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북촌 가회동 한옥마을도 따져보면 좋은 한옥은 적다. 가회동의 오래된 한옥들은 실은 20세기 초반 지은 집장사 한옥들이다. 여기에 최근 지은 한옥들이 섞여 있을 뿐이다. 그런데 진짜 잘 생긴 한옥, 제대로 된 한옥이 딱 한 곳 남아 있다. 조선시대 최고 세도가의 집, 그래서 제대로 멋을 부린 최고급 저택이다. 그것도 인사동과 가회동 중간이어서 아주 찾아가기 쉽다. 바로 운현궁이다. 뜻밖에도 인사동..

건축과 사귀기 2018.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