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35

주먹 센 고장 벌교에서 꼭 봐야할 것들 2008/11/24

벌교는 ‘주먹자랑, 돈자랑 하지 말라’는 고장으로 유명합니다. 이제 벌교는 ‘태백산맥의 고장’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21일 벌교에 태백산맥 문학관이 들어서면서 명실상부한 태백산맥의 무대로 모습을 갖췄습니다. 태백산맥 문학관 개관을 맞아 벌교를 다녀왔습니다. 벌교에는 아직 소설 속 시대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건축이어서 벌교의 주요 건축물 중심으로 쉬엄쉬엄 돌아다녀봤습니다. 역시 벌교에서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새로 생긴 태백산맥 문학관이라 하겠습니다. 벌교를 굽어보는 제석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식 건물입니다. 건축가 김원씨가 설계한 태백산맥 기념관은 멀리서 보면 건물 몸통 부분이 가려 마치 탑이 두개 서있는 것 같습니다. 지형을 이용해 건물의 기념비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

건물에도 작가 사인이?-기대반, 걱정반 태백산맥문학관 2008/11/22

21일, 전남 보성군 벌교에 새 명물이 들어섰습니다. 조정래씨의 대하소설 완간 20주년을 기념해 지은 태백산맥 문학관이 이날 문을 열었습니다. 이날 개관식에 초청을 받아 모처럼 벌교에 다녀왔습니다. 700만부 넘게 팔린 은 이제 그냥 소설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대하소설입니다. 문학관까지 만들어진 것은 이 소설이 특별한 지위에 올랐음을 잘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이야기 무대에 들어선 태백산맥 문학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요? 꼬막의 고장에 문학관이 탄생하다 여수공항에서 내려 40여분을 달려 드디어 벌교에 다다랐습니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벌교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제석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 안내판도 이날 행사를 위해 특별히 만들었군요. 보성군이 이 문학관 개관식에..

건축과 사귀기 2018.09.14

덕수궁의 풀리지 않는 비밀들 2008/11/08

늦가을이 한창인 지난 금요일, 모처럼 덕수궁에 갔다. 전시 막바지인 라틴아메리카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였다. 서소문 국밥집에서 점심을 10분만에 해치우고 바로 덕수궁 안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으로 향했다. 전시장은 평일 한낮인데도 바글바글 했다. 전시는 사람이 바글바글해야할만큼 좋았다. 직접 볼 수 없었던 라틴 미술의 거장들, 특히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오로스코를 만나서 기뻤다. 전시를 보고 돌아나오는 덕수궁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덕수궁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묘한 상념을 되풀이해야 했다. 덕수궁은 시내 다른 궁궐보다도 방문객에게 가장 편한 궁이다. 다른 궁보다 크기가 작아서 보기가 수월하고, 다른 궁보다도 교통이 훨씬 편하다. 그렇지만 막상 가려고 하기 전에는 왠지 머뭇거리게 된다. 우리 역사에..

사창가 초토화한 나비작전의 그곳, 숨은 옛 골목을 가다 2008/11/03

도시가 나뭇잎이면 길은 잎맥이다. 사람과 물자, 문화와 정보가 길을 따라 흘러주기에 도시는 생명력을 수혈받는다. 예전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건축을 소개할 때 도시를 만화에 빗댄 적이 있다. 도시와 만화는 구조적으로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만화의 핵심은 네모칸 안의 그림이지만 만화에서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네모칸들 사이에 빈 홈통처럼 나있는 빈공간 틈새다. 이 빈 통로를 지나 한 그림에서 다음 그림컷으로 넘어가면서 장면이 연출되고 독자들은 그림과 글속에 없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 비어있기 때문에 만화를 만들어내는 이 빈 홈통의 기능은 실로 신비한 것이다. 만화와 도시의 공통점 도시에서 길이 바로 이 만화의 홈통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길은 비어있어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전한다. 그래서 모든 것이 존재하..

가을에 더 아름다운 그곳, 마니아 철학자와 찜닭이 사는 곳 2008/10/27

문득 도산서원과 하회마을이 보고 싶었다. 회사 업무가 바뀌어 일에 좇기며 살다보니 가을 나들이 생각이 간절했다. 마침 친구녀석이 바람 쐬자고 연락을 해왔기에 ‘전통 한옥 스테이’ 체험을 권해 함께 가을 나들이에 나섰다. 한번도 한옥에서 자 본 적이 없는 친구네 식구들과 함께 간 곳은 안동. 1박2일 일정으로 전통 한옥 체험을 주제로 정했다. 첫날은 도산서원을 돌아본 뒤 전통한옥인 치암고택에서 잠자고, 이튿날 하회마을을 돌았다. 퇴계가 남긴 아름다운 선물, 도산서원 우리 가족에게 도산서원은 ‘엄마가 좋아하는 서원’이다.나, 그러니까 ‘아빠가 좋아하는 서원’은 병산서원이다. 두 곳 모두 안동을 대표하는 서원들이어서 한 번 나들이에 서로 다른 두 서원을 즐길 수 있다. 아기자기한 구성과 공간 배치가 귀엽고 아..

카테고리 없음 2018.09.11

사내녀석들용 그림책 한번 보세요 2008/09/16

가끔 글 부탁을 받곤 합니다. 즐거우면서도 가장 난감한 원고 청탁이 ‘베스트’를 꼽아달라는 것입니다. 앞서 만화 심사이야기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많고도 많은 좋은 것들 사이에서 뭘 골라내야할지 고민스럽기 때문이지요. 한달 쯤 전일까, 이번에는 어린이책을 골라달라는 글 부탁을 받았습니다. 한 어린이육아 잡지였는데, 그림책을 8권 추천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 아빠인 저로서는 아들 녀석이 좋아했던 책(물론 저도 좋아했던 책)으로 8권을 골랐는데, 예상 이상으로 고르면서 머리가 아팠습니다. 차라리 80권을 고르라고 했으면 고민스럽지 않았을 겁니다. 아들 녀석 방에서 이 책 꺼내보고 저책 훑어보면서 간신히 8권을 추렸습니다. 처음 부모가 되시는 분들은 어린이책 고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요즘 어린이책은 정..

이거 카메라 맞아?-군용 카메라의 세계 2008/08/25

어느새 가을입니다. 선선해진 날씨를 즐기러 서울 시민들이 들르기 좋은 곳이 과천대공원이죠. 동물원에 미술관, 그리고 놀이공원이 모여있는 이 대공원역 지하쳘역 입구에 한국카메라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카메라박물관이 개관 1주년을 맞아 독특한 카메라전시회를 한다고 하네요. 9월12일부터 10월12일까지 한달 동안 하는 ‘세계 군용 카메라 특별전’이랍니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군용 카메라, 스파이 카메라, 그리고 미국 항공우주국의 달탐사용 카메라 등 다양한 특수 카메라들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시에 앞서 보도용 메일을 보내오셨는데, 이 군용 카메라들 생김새가 일반 카메라와는 무척 다른 것이 흥미로와 살짝 소개합니다. 이 카메라는 ‘Reporter Military’라고 하는데 독일산이라고 하네요...

雜家의 매력 2018.09.11

한국의 글쟁이들 2008/08/11

기자로 일하면서 장기 시리즈 기사를 연재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시리즈는 준비를 많이 해야하고 기존 업무와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연재를 할 때는 무척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독자들의 반응이 괜찮으면 그런 수고로움도 즐거워집니다. 제가 처음 쓴 장기 시리즈 기사는 ‘대안교육 현장’ 시리즈였습니다. 1996년하반기부터 1997년 상반기까지 이젠 대안학교의 대명사가 된 간디학교부터 거창고, 공동육아어린이집, 엄마들이 직접 가르치는 가족 유치원 등 전국의 대안교육 현장 20여곳을 돌아봤습니다. 98년에는 실업문제 해결의 대안을 찾는 지면을 혼자서 1년 동안 꾸리며 각종 실업문제 시리즈를 혼자 몇 차례 연재했습니다. 기자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보람이 컸던 시절로 기억에 남아있습니..

구본준 기자 2018.09.11

이화여대 변신작전 성공이냐 실패냐 2008/08/06

이화여대, 학교를 완전히 바꾸는 모험을 시도하다 2000년대 초반, 이화여대는 야심차게 캠퍼스 대개조 작업에 나선다. 대학 캠퍼스 자체를 최신 첨단 건축으로 완전히 탈바꿈 시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임무를 수행할 세계적인 건축가를 찾았다. 한국 건축 설계경기 사상 최고로 유명한 외국 건축가들을 찍어 경쟁을 시켰다. 이 설계경기에서 이후 서울 동대문운동장 공원 디자인에 당선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도 떨어졌다. 최종 당선자는 스타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바로 이 양반이다. 도미니크 페로는 책을 펼친 모양이라는 파리 국립도서관 건물로 세계적 스타가 된 건축가다. 그의 대표작 파리도서관이 바로 아래 사진이다. 이 도미니크 페로가 이화여대 캠퍼스를 대지와 건축이 융합되는..

건축과 사귀기 2018.09.11

한국 독자 농락하는 위험한 책 <삼국지> 2008/07/30

아마 많은 삼국지 애호가들은 화를 내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볼 수록 는 위험합니다. 특히 자라는 어린이들에겐 더욱 위험하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는 분명 재미있는 이야깁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는 분명 부작용이 지나치게 큰 책입니다. 책 그 자체와 그 내용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문제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는 겁니다. 삼국지 장삿속 출판사들 해도 너무하다 이번 개봉으로 출판사들은 신나서 마케팅에 들어갔습니다. 티켓을 나눠주기도 하고 특별 할인도 해서 삼국지 판매량은 확실히 늘었다고 합니다. 양대 삼국지인 와 판매가 예년보다 60% 이상 늘었답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는 분명 출판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