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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출전하는 밴쿠버 올림픽 선수촌, 그 특징은? 2010/01/09

조금 있으면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위슬러에 새로 지은 선수촌입니다. 여러 가지 디자인들로 지은 이 선수촌은 올림픽이 끝나면 지역 주민들이 입주합니다. 선수촌이란 특별한 의미에다 고급 주택이어서 분양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집 구조는 거의 대부분 비슷하고, 겉모습 디자인은 조금씩 다릅니다. 제가 다녀온 것이 지난 9월말이어서 아직 공사가 마무리 안된 곳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완성되었을 겁니다. 보는 김에 선수촌 빌라 내부도 좀 보겠습니다. 상당히 넓고 좋습니다. 인기가 좋을만 합니다. 이 선수촌 주택들은 타운홈 형식인데 부동산 매매 가격이 80만 달러에 이릅니다. 참, 단지에는 이런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음식 쓰레기를 집 밖에 버리지 마세요!' 동네가 더러워지니까? 선수촌 이니까? ..

건축과 사귀기 2023.03.15

올해 BEST 스릴러 & 미스터리, 결론은 이렇습니다 2009/12/31

읽어주시는 분은 거의 없어도 저 혼자 심심해서 매해 연말 뽑아온 추리&스릴러 소설 베스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몸이 안좋아 밍기적거리다보니 마지막날 부랴부랴 올리네요.-_- 올해는 읽은 추리 & 미스터리가 많지 않아 원래부터 그리 많지 않았던 객관성이 약간 더 떨어졌는데, 그래도 올 한해 저 개인의 추리스릴러 독서평을 한다면 `여성주의적 스릴러들을 만나 즐거웠던 한해'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여자들이 주인공인 괜찮은 소설들이 예년보다 많았던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2009년 읽은 것들중 최고를 먼저 꼽겠습니다. 좋은 것 소개하기도 바쁘니까요^^. 이 글은 지난 여름 에 실린 원고를 손보고 내용을 더한 것입니다. # 공동 1위-묵직한 강펀치 (스콧 스미스 지음, 비채 펴냄)은 익숙한 이야기로..

내 마음의 신촌역, 슬픈 아름다움

2009/12/24 지난번에 화랑대역을 다녀오면서 오랫 동안 잊었던 신촌5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생각이 제법 간절했던지 지난 10월 어느날, 신촌에 간 차에 절로 발길이 신촌역으로 향했다. 철없던 시절 이 역에서 기차 타고 백마로, 장흥으로 가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곤 했다. 친한 친구를 만나러 금촌에 갈 때도 이 역에서 기차를 탔다. 그래서 신촌역을 볼 때마다 난 늘 상념에 빠지곤한다. 신촌역에는 지하철 신촌역과 기차역 신촌역이 있다. 이 기차역 신촌역에서 기차를 타본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난 신촌역이라고 하면 기차역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기차는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힘이 세다. 비유하자면, 지하철은 드라마고 기차는 영화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즐겨보지만 특별하게 기억하지는..

캐나다가 내 눈에 콕 쏘아준 풍경들 2009/10/04

휘슬러시에서 열리는 목재 산업전시회에 참석했다. 전시장인 휘슬러 컨퍼런스센터 자체가 목조를 강조하는 건물. 그러나 나무 건물보다도 건물 앞에 놔둔 이 나무 덩어리가 더 눈길을 끌었다. 향긋한 냄새, 그윽한 색깔... 캐나다는 역시 나무의 나라다. 캐나다스러운 조형물이 아닐까. 자동차 뒷모습만 봐도 왠만한 차들은 다 맞출 수 있는데, 이 차는 뒤에서 본 순간 도저히 알아맞출수가 없었다. 결국 앞 모습을 보고 확인해보니... 랜드 로버. 랜드 로버라면 맨 왼쪽의 저런 것이어야 할텐데 넌 뭐냐 하는 순간 차 주인이 왔다. "헤이, 이 차 멋지다. 도대체 몇살 먹은 차냐?" 차 주인이 즐겁다는 듯, "이거, 1957년산이다." 자기보다 더 나이든 차를 타고 다니는 차주인이 갑자기 멋져 보였다. 휘슬러시의 쓰레기..

이 초등학교 뒷골목을 찾아가는 이유 2009/10/04

자주는 아니지만 이른바 북촌, 그러니까 가회동 근처에 이래저래 갈 일이 생기곤 합니다. 갈 때마다 일부러 여유를 두고 조금이라도 더 어슬렁거려보는데, 그래도 자주 가는 곳만 가게 되곤 합니다. 제가 괜히 가보는 가회동 골목은 재동초등학교 뒷골목입니다. 이 골목에는 제 나름 볼 때마다 즐거워지는 작은 풍경들이 숨어 있습니다. # 풍경 하나-기왓장으로 빚어낸 귀여운 얼굴들 재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들 중에서도 유서가 깊은 학교지요. 제가 나온 학교는 아니지만 외조부가 나오신 학교이기도 해서 왠지 남의 학교 같지는 않습니다. 이 학교 뒷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학교 담이 예뻐서입니다. 학교 뒷문, 그리고 그 옆 병설유치원 문과 담장이 귀여워서 종종 이 길을 들르게 됩니다. 우리 전통 담장 중에서 기왓장 조각..

건축과 사귀기 2023.01.03

밴쿠버의 보석 그랜빌로 가는 길 2009/10/03

캐나다에 이번에 가보기 전까지 사실 캐나다에 대한 제 인상의 90%는 의 이미지였습니다. 아름다운 전원 농촌 그린 게이블스의 나라 정도? 나머지 10%는 단풍시럽과 나무, 아름다운 호수가 나오는 엽서같은 사진 정도겠지요. 밴쿠버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민들의 쉼터 그랜빌 아일랜드로 가면서 문득 나는 캐나다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아는 것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만큼 우리와 캐나다는 연결고리가 없는 탓이었겠지요. 그리고 미국에 대한 우리의 접점이 너무 많다보니까 우리는 미국의 조용한 이웃나라 캐나다를 마치 미국의 변방 주 하나 쯤으로 여기는 듯합니다. 우리는 캐나다의 역사를 `대충 미국하고 비슷하겠지 뭐'라고 생각..

雜家의 매력 2023.01.03

[CBS노컷뉴스] 구본준 기자의 종묘·경복궁·자금성 새롭게 보기

2016-11-27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신간 '세상에서 가장 큰 집' 은 저자인 한겨레신문 구본준 기자의 2주기를 기리며 출간된 건축 에세이다. 이 책은 종묘, 경복궁, 자금성, 이세 신궁 등 한중일의 대표 건축을 꼼꼼히 돌아보고 이집트, 그리스, 프랑스를 아우르며 인류의 유산이 된 거대 건축물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신성 또는 국가 정신을 상징하는 거대 건축에 주목한다. 신전, 궁전, 성당은 어떻게 사람을 압도하는가? 무엇이 건축을 위대하게 만드는가? 저자는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대 건축물이 갖는 공통 디자인 '기둥'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이집트의 핫셉수트 신전,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광장 열주랑을 자세히 보면 줄기둥 양식이 신성 건축의 고전이자 상징으..

구본준 기자 2022.04.20

종이로 만든 한옥용 스피커 보셨습니까 2009/10/02

최고의 구경용 한옥, 청원산방 집에 대한 어린이책을 작업하는 편집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눈꼽째기창 사진이 없어요." 우리나라 전통 창문 중에서 가장 귀여운 창문이라면 역시 눈꼽째기창이죠. 당연히 사진을 넣어야하고, 그래서 서울에서 눈꼽째기창을 찾아 간 곳이 가회동 청원산방이었습니다. 한옥 창호를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창호 전시장'인 집입니다. 눈꼽째기창은 뭘까요? 한옥에서 자라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요즘 세대들은 모를 수 밖에 없는 창문이기도 합니다. 눈꼽째기창은 `한옥의 인터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청원산방은 창호 만들기 장인으로 꼽히는 심용식씨가 우리 전통 창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만든 전시장입니다. 한옥 구경하고 싶은데 마땅히 갈 곳 없는 분들을 위한 곳입니다. 마음껏 들어가 구..

건축과 사귀기 2022.04.15

캐나다 최고의 친환경 도서관 2009/10/01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 중 한 곳이 휘슬러입니다. 밴쿠버에서 120킬로미터 떨어진 이 작은 시골 도시는 휘슬러산과 블랙콤 산 두 2000미터급 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담한 휘슬러는 1960년대까지만해도 정말 작은 산골마을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캐나다 최고의 스키 도시 휘슬러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하다 그러나 어느날 이 마을은 커다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올림픽을 유치하자는, 당시로선 꿈꾸기도 힘들었던 도전에 나선 이들이 등장했습니다. 올림픽을 유치하자는 그 꿈은 처음엔 불가능해보였습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절실하게 꿈 꾸면 꿈은 이루어지고, 꿈의 크기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는 법은 분명한가봅니다. 휘슬러는 그 꿈을 40여년만에 이뤄냅니다. 개최지 투표 1차에선 2위였지만 2차 결선 투..

건축과 사귀기 2022.04.14

[채널 예스]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던 아파트를 아시나요? - 구본준

땅콩집으로 유명한 『두 남자의 집짓기』의 저자 구본준 한겨레 기자가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을 펴냈다. 그동안 다수의 책을 집필했지만 건축교양서로는 첫 데뷔작이다. 16개의 건축에 담긴 희로애락(喜怒哀樂) 이야기를 공개한 구본준 기자는 “건축과 친해지면서 인생과 역사, 문화와 사회를 비로소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 엄지혜 사진 | 김장현 10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어디에서 만나면 좋을까? 안국역 앞 스타벅스? 인사동 골목 안에 전통찻집? 실용성을 따르자면 지하철 역 앞 카페가 편하겠지만 친구와의 공감대와 친밀감을 위해서는 전통찻집이 나을지도 모른다. 시끌벅적한 공간에서는 아무래도 삶의 고단한 이야기를 나눌 터, 옛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보다 감성적인 장소가 가는..

구본준 기자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