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탐험하기

캐나다가 내 눈에 콕 쏘아준 풍경들 2009/10/04

딸기21 2023. 1. 3. 15:29

 

휘슬러시에서 열리는 목재 산업전시회에 참석했다.
전시장인 휘슬러 컨퍼런스센터 자체가 목조를 강조하는 건물.
그러나 나무 건물보다도 건물 앞에 놔둔 이 나무 덩어리가 더 눈길을 끌었다. 향긋한 냄새, 그윽한 색깔... 캐나다는 역시 나무의 나라다.
캐나다스러운 조형물이 아닐까.

 

 

자동차 뒷모습만 봐도 왠만한 차들은 다 맞출 수 있는데, 이 차는 뒤에서 본 순간 도저히 알아맞출수가 없었다.
결국 앞 모습을 보고 확인해보니... 랜드 로버.

랜드 로버라면 맨 왼쪽의 저런 것이어야 할텐데 넌 뭐냐 하는 순간 차 주인이 왔다.
"헤이, 이 차 멋지다. 도대체 몇살 먹은 차냐?"
차 주인이 즐겁다는 듯, "이거, 1957년산이다."
자기보다 더 나이든 차를 타고 다니는 차주인이 갑자기 멋져 보였다. 

 

 

휘슬러시의 쓰레기통은 앞으로 고개를 숙인 각도인 것들이 특징.
그런데 뚜껑에 왠 곰 그림?
자세히 보니 뚜껑을 열어놓으면 숲에서 온 곰이 뒤질 수 있으니 잘 닫으란 그런 이야기.
밴쿠버 올림픽 선수촌 취재를 갔더니 안내자가 절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유인즉슨 곰이 오니까.
곰과 인간의 거리가 가까운 나라.

 

 

최고 인기 관광코스이자 밴쿠버 시민들의 쉼터인 그랜빌 아일랜드 안 시장 초콜릿 가게.
선전 문구가 그 유명한 고전 문장이다. "섹스보다 좋은."
꼬맹이들도 웃고 말겠지, 뭐. 애들이란 알 건 다 아니까.

 

 

도심 최고 번화가 한 가운데에 녹지를 만들어놓고 이름을 정원으로 붙여놓았다.
딱 우리나라 텃밭이다. 잘 꾸미지 않아 더 느낌이 와닿는 듯한 곳.

서울 을지로입구쯤에 깻잎과 호박이 자라는 빈터가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군.

 

 

가로등 옆에 있는 컬러풀한 네모 철제 상자들이 처음에는 쓰레기통인줄 알았다.
알고보니 신문 판매대. 무가지는 그냥 집어가면 되고, 유가지는 동전 넣으면 나오고.
스카이트레인 에드몬드역에는 신문통들이 정말 뱀처럼 늘어서있었다.

 

 

구 도심에서 본 이상한 호텔. 독특해서가 아니라 너무 얇아서...
복도를 내고 나면 방 넓이가 제대로 나올까?

 

 

담쟁이 건물이야 세계 어디에나 특별할 것 없는 법. 그런데 찍어온 이유?
우리 회사 건물이 떠올랐으니까.
우리 회사 사람들은 담쟁이 이파리 색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계절의 흐름을 깨닫곤 한다.

 

 

이 울창한 침엽수 숲은 공원이나 삼림지대는 전혀 아니고,

그냥 브리티시콜럼비아대학교 안에 있는 녹지의 모습.
학교 녹지도 이러니 정말 나무의 나라답다.

 

 

이 정도는 캐나다에서 나무가 아니라 젓가락 정도겠지만 그래도 찍은 이유는?

역시 대학 주차장 나무들이 이정도라는 것 때문. 정말 나무 하나는 끝내주는 나라.
 
이 건 약과였다. 진짜 나무 주차장들이 널렸다.
어떤 동네 주차장. 나무로 담을 쳤다.
 

 

그러나 이런 나무담의 진면목은 역시 단독주택들.
나무로 담을 만든 모양을 보면 예술이다.

 

 

이 정도는 아주 애교스러운 나무담이고,
 
조금 더 발전하면 이런 것들이 있다.

 

 

저런 집 안에 한번 꼭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아는 이가 없어 아쉬웠을뿐.
진짜 높게 빽빽하게 나무담 올린 집들에는 저 정도도 별것 아니다.
 
그러고 보면 캐나다 사람들은 정말 자연, 특히 식물을 사랑한다.
가끔은 나무를 이렇게 화끈하게 모양을 다듬어 주변 스펙(?)에 맞게 해놓기도 하지만,

 

 

가정집들을 보면 조금의 빈틈이라도 있으면 꽃들로 꾸미는 것이 인상적이다.

 

 

길거리에도 너무 열심히 식물을 심고 가꿔놓아 행인과 식물이 스킨십을 즐기게 한다.

 

 

그래도 역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늘 맑고 투명한 하늘.
 
나무로 건물 올린 골프 리조트에 갔는데, 별 대단할 것 없는 건물도 그 덕에 예뻐보였다.

 

 

가을 하늘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이런 말 했던 분들 반성하세요. 남의 나라도 좋은 것은 좋습디다. 
 
그러나 이 골프장에서 더 재미있었던 것은, 죽어서 벤 나무 밑동을 그대로 놔두는 조경.

 

 

죽은 나무 속에서 다시 산나무고 솟아 올라오고... 생사가 공존하며 순환하는 자연의 현장.

 

 

가장 대접 받는 거리 가구는 단연 소화기. 소화기에 기단까지 설치하고, 깃발 안테나도 달아놓는다. 캐나다는 소화전의 나라?

 

 

나무를 덧대 근사한 시내 관광용 버스.

 

 

바구니차들이 한꺼번에 기지개켜는 국민체조 시간... 은 아니고,
저렇게 올려서 주차해놓고 있는 모습을 버스타고 지나가다 찍다.

 

 

저 노랑가루는... 혹시 레몬주스?
캐나다의 주산물 중 하나인 유황이라고...

 

 

스키장 정상에서 바라본 맞은편 산 스키코스...그런데 왜 저 산엔 리프트나 곤돌라가 없지?
헬기를 타고 가서 내려 스키타다 다시 헬기타고 오는 곳이라고. 헬기삯이 얼만데!

 

 

전세계 어디에나 장승은 있다. 캐나다 원주민들의 장승이랄 수 있는 돌사람 `이눅슉'.
내년 밴쿠버 올림픽 마크이기도 해요~.

 

 

공원을 쏘다니는 라쿤 녀석... 이 놈을 안 잡아먹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밴쿠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페어몬트 호텔, 그리고 옆 호텔 지붕과 보조를 맞춰준 또다른 건뮬. 둘이 약속한걸까? 아니면 그렇게 건축적 질서를 알아서 지킨 걸까?
(앞 석조건물은 밴쿠버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