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친해지기 20

축구 못잖은 브라질의 히트상품, 캄파나 형제 2010/02/16

디자인과 건축에 대한 파격적인 투자로 성공한 회사가 스위스 가구회사 비트라입니다. 세계적 건축가들에게 공장 건물을 의뢰해 거장들의 걸작을 백화점처럼 모아놓은 것으로 유명하지요. 가구 공장이 현대 건축 최고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 스타 공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물이 이 디자인박물관입니다.     그 모양이 실로 독특한 이 건물은 미국에서 뒤늦게 빛을 본 프랭크 게리가 처음으로 유럽에 설계한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저 건물로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게리는 몇년 뒤 그 유명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으로 말 그대로 슈퍼스타가 됩니다.   게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저 건물은 독특한 건물 많기로 유명한 비트라 공장에서 가장 입구에 자리잡아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비트라가 소장한 수많은 디자인 명품들을 전시하..

이게 진짜 스위스 명품 가방-아이디어 하나가 낳은 재활용 명품 2010/02/12

# 취리히의 명물 건물, 그런데 모양이? 스위스 최대 도시 취리히의 서쪽은 `취리히 웨스트'라고 불립니다. 우리로 치면 서울 영등포 문래동 일대 같은 곳입니다. 원래 각종 공장들이 밀집한 곳인데 지금은 새로운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최고의 명물 건물은 뜻밖에도 아주 간단하고 부실해보이기까지 한 건물입니다.  고가도로와 골목 사이로 보이는 저 건물, 불빛으로 반짝이는 묘한 기둥 같습니다.  이 건물은 요즘 유럽과 일본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방 업체 `프라이탁'의 매장입니다. 콘테이너 박스를 쌓아 탑처럼 만든 매장입니다.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로 유명해진 건물입니다. 이 지역의 분위기와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밤에 가는 바람에 영업 시간이 지났는데 매장을 사진으로 보시지요..

스위스, 부자나라임을 실감하다 2010/02/06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입니다. 그러나 스위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도시는 베른이 아니라 취리히나 제네바일겁니다. 취리히는 스위스 최대 도시이고, 제네바는 2위입니다. 베른은 3위냐고요? 3위는 바젤입니다.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실제 스위스를 대표하는 도시는 취리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취리히를 대표하는 미술관이 취리히 쿤스트하우스입니다. 국민소득 높기로 유명한 스위스, 스위스에서도 제일 큰 도시 취리히의 대표 미술관이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외관만 보면 좀 소박하다 싶을 정도로 작고 차분합니다. 저 돌로 만든 3층짜리 건물, 그리고 그 옆으로 길게 나와있는 부속건물이 취리히쿤스트하우스의 전부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삼성미술관 리움에 견줘보면 외관의 독특함과 규모면에서 모두 비교가 안됩..

올겨울 놓치지 말아야할 전시가 있다면 2010/01/30

다른 이들도 그랬겠듯, 나 역시 학창 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이 작품 사진을 보고 바로 그의 팬이 되었다. 뭐랄까, 정말 말 없이 사람을 빨아들이는 얼굴이었다. 이란 작품 제목과 권진규란 작가의 이름이 그냥 뇌리에 박혀버렸다. 감수성 예민한 10대 고등학생이었기에 더욱 저 작품에 반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에 저 작품 사진을 봐도 늘 똑같은 울림이 느껴졌다. 언제나 조각가는 권진규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자코메티를 봐도, 로댕을, 부르델을 봐도 권진규처럼 사람의 마음을 후벼파진 않았다. 나중에 이 작가가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알았다. 교과서에 작품이 실렸으니 최고로 인정받으며 성공한 작가였으리라 막연하게 추측했는데, 그에 대해 나온 글들은 권진규를 `비운의 천재' `비극의 주인공'으로 묘사하고..

아바타보다 더 보고 싶은 사진 전시회 2010/01/22

벌써 꽤 오래전이다. 취재를 마치고 같이 돌아오는 신문사 동료 사진기자가 지갑을 여는데 낯익은 사진이 들어있는 게 보였다. 흙바람 속에서 힘들게 걸어가는 이들의 모습을 찍은 유명한 저 사진이었다. 처음 저 사진을 봤을 때 눈길이 꽂힌 곳은 당연히 저 작은 아이의 얼굴이었다. 대여섯살이나 되었을까, 가혹한 환경에 괴로워하면서도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묘한 표정에 잠시 빠져들었다. 그 다음 부모로 보이는 두 어른의 얼굴이 보였다. 두건으로 눈 코입을 가린 얼굴에서 유난히 강인하게 빛나는 눈빛이 나를 압도해왔다. 그 뒤로 저 사진을 볼 때마다 뒤처져 따라오는 돌아선 마지막 등장인물은 어떤 표정일지 궁금해하곤 했다. 사진의 역사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있었다. 그 영웅들 중에서도 상당히 앞자리에 이름을 올릴 이가 ..

전시장이 이래도 되나요?-황당해서 재미있는 전시회 2010/01/20

틀림없이 전시 안내 글이 붙어 있습니다. 서울 홍대앞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입니다. 카운터에는 안내 담당자도 앉아 있고..., 그런데 안에는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전시장에 전시하는 것이 없어 순간 당황하게 되는데, 자세히 보면 전시장 안으로 빨간 줄들이 쳐져있습니다. 그것 뿐입니다. 다른 것은 없습니다. 공간을 가로지르는 저 빨간 줄들은 스피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뭘까요? 스피커에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소리들이 나옵니다. 휘잉거리는 차가운 겨울 바람 소리, 가끔 새 우는 소리,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의 잡담... 이 전시회는 그림이나 조각이 아니라 `소리'를 전시하는 전시회입니다. 이른바 `사운드 아트'입니다. 올해로 3회를 맞아 착착 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서울국..

청와대 옆 여관에 도대체 무슨 일이? 2009/09/27

도대체 이 이상하게 칠한 건물은 뭐냐 서울에서 가장 꽃으로 아름답게 꾸민 길이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청와대로 올라가는 효자동길이다. 청와대 가는 길이니 연중 꽃들로 아름답게 치장해놓는다. 괜찮은 커피집, 작은 쌈지공원, 미술관 등이 나오는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경복궁의 서쪽문 영추문이 나온다. 통의동에 살았던 시인 이상이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한다'고 읊었던 그 동네, 의 `마지막 골목'이라고 했던 그 골목쯤이다. 바로 그 영추문 맞은편 골목에 도대체 뭔가 싶은 건물이 등장한다. 뭐지? 저 요란뻑쩍지근한 건물은? 간판을 보니, 여관? 뜻밖의 역사를 지닌 80년 된 보안여관 정부 기관들, 교육기관들, 그리고 고급 주택가가 섞여있는 통의동에 여관이 있다는 사실은 뜻밖이기 쉽다. 그리고 여관이 ..

성폭행을 응징한 역대 최고의 복수는? 2008/07/09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끔찍한 명화를 뽑는다면?아마 이 그림이 1위가 되지 않을까. 사실감 넘치는 ‘살인의 순간’에 절로 오싹해진다. 한 여자는 침대 위에서 발버둥 치는 남자를 꼼짝 못하게 붙들고 있고, 또 한 여자는 남자 머리를 붙잡아 목을 쓱쓱 베고 있다. 칼이 이미 목의 절반을 지나 목이 몸통에서 분리되기 일보직전이다. 그림 속 여자를 보면 살인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작정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목을 베는 여자는 칼질을 하면서 몸을 뒤로 빼고 있는데, 끔찍해서가 아니라 피 튀는게 싫어서인 것이 틀림없다. 팔 소매를 이미 걷어부친 것이 그런 사실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듀엣으로 목을 따고 있다는 것이 이미 이 두 여자가 의도된 킬러임을 알려준다. 저 그림속 살인하는 여자 이름은 유디트다. 유디트에게 ..

야하고 웃겨서 더 슬픈 고발 사진들 2008/06/03

이번 글에선 미성년자 관람불가 사진을 올리게 됐다.예술이라 생각하시고 노출에 대해선 잠깐만 눈감아 주시길 바란다. 포르노냐, 예술이냐-한 사진가의 색다른 시도 여기 한 장의 사진이 있다.아무리 봐도 사진 자체로는 독해가 쉽지 않다. 일단 보도록하자.얼핏 보면 포르노같기도 하고, 무언가 강하게 말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포르노라고 보기엔 너무 진지한 것 같기도 하다.도대체 저 여자는 누굴까? 저 남자들은? 노출이 세지만 틀림없이 웃기는 사진이다. 그 웃음 뒤에 묘한 무언가가 작품에 깔려 있는 느낌이다. 슬픔일까? 사람마다 다를테니 통과하고 다음 사진으로. 역시 묘하다. 더욱 웃기는 모습이다.여자는 아까 그여자 맞다. 남자들도. 그런데 이번에 저 포즈는 또 뭐란 말인가? 등장하는 이들이 동양사람들인데 그럼 ..

천년 넘게 한국을 지킨 자이언트 부처 이야기 2008/05/26

한국 최장신 부처님은? 잠깐 퀴즈부터. 부처님들 가운데 가장 키가 큰 부처님은 어떤 부처님일까요? 사진이나 실물로 봐왔던 불상들을 한번 머리속으로 떠올려 보시면 답이 나올겁니다. 바로 ‘미륵불’입니다. 사실 부처님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원래 부처님은 석가여래뿐이었지만, 불교가 여러 나라로 퍼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부처님과 보살님이 생겼습니다. 미륵불도 그 중 한 부처님입니다. 그러면 미륵불은 어떤 부처님일까요. 도솔천에 올라가 미륵보살이 된 뒤 56억7000만년 뒤에 다시 내려와 용화세상을 만드는 부처님입니다. 내려와서 설법하는 모습을 불상으로 만들어 서있는 불상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불상이 키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미륵불하면 떠올리게 되는 관촉사 은진미륵은 그 키가 18미터이고, 서울 시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