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기자

[채널 예스]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던 아파트를 아시나요? - 구본준

딸기21 2021. 8. 5. 15:40

땅콩집으로 유명한 『두 남자의 집짓기』의 저자 구본준 한겨레 기자가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을 펴냈다. 그동안 다수의 책을 집필했지만 건축교양서로는 첫 데뷔작이다. 16개의 건축에 담긴 희로애락(喜怒哀樂) 이야기를 공개한 구본준 기자는 “건축과 친해지면서 인생과 역사, 문화와 사회를 비로소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 엄지혜 사진 | 김장현

 


10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어디에서 만나면 좋을까? 안국역 앞 스타벅스? 인사동 골목 안에 전통찻집? 실용성을 따르자면 지하철 역 앞 카페가 편하겠지만 친구와의 공감대와 친밀감을 위해서는 전통찻집이 나을지도 모른다. 시끌벅적한 공간에서는 아무래도 삶의 고단한 이야기를 나눌 터, 옛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보다 감성적인 장소가 가는 것이 이야기의 질을 높인다. 공간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스타벅스에서 나누는 대화와 인사동 한옥 찻집에서 나누는 이야기가 다르듯, 사람들은 자신이 있는 공간에 따라 하고 싶은 이야기,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

꿈, 밥, 일, 책 같은 한 글자짜리 단어를 좋아하는 구본준 기자는 스스로를 “시험에 안 나오는 것들에 관심이 많은 기자”라고 칭한다. 한때 미대지망생이었고 만화 관련 저서도 여러 권 집필했고 허영만의 『각시탈』이 복간될 때 해설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10여 년 넘게 자칭 타칭 ‘건축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니, 평범한 프로필은 아니다. 『한국의 글쟁이들』, 『서른살 직장인 책 읽기를 배우다』 등 글쓰기 관련 책도 펴냈으나 “제가 글 잘 쓰는 기자는 아니에요”라고 겸손해하는 구본준 기자. 그는 시중에 나오는 건축 관련 도서는 모두 사 읽을 정도로 ‘건축광’이지만 전문 건축인과 일반인 사이의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하는 데 만족한다.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을 쓰게 된 것 역시 마찬가지다. “건축을 좋아하면 답사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집 이야기를 알게 되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집을 보면 집이 사람처럼 느껴져요. 결국 그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이 확연히 달라지는 거죠. 평범해 보이는 건물도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을 듣고 보면, 그 건물이 뿜는 주파수가 달라져요.” 어떤 사람과 함께 있느냐에 따라 공간의 의미가 달라지듯, 건물의 역사를 알고 보면 건물이 풍기는 냄새, 온도가 달라지고 여운의 깊이도 다르다.




건축, 희로애락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극장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은 건축교양서이지만 건축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술술 읽힐 책이다. 쉽고 재밌고 신선하며 마음에 작은 물결이 일렁인다. 책에 등장하는 12개의 건축물을 왜 나는 몰랐을까? 봄날에는 이 곳들을 한 번씩 둘러보자고 단짝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 건축전문기자이니만큼 인터뷰 장소를 세심하게 골랐다. 낙점된 곳은 기둥이 없는 널찍한 카페이자 복합문화공간인 무대륙.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장소가 마음에 드는지 구본준 기자에게 물었다.


“흥미로운 공간이에요. 아무래도 용도를 바꾼 건물인 것 같은데요. 바뀌면서 새로움과 낡음이 남아 있어 흥미롭네요. 이런 공간을 좋아해요. 낡았다기보다 세월이 축적된 분위기가 주는 감흥 같은 게 있죠. 건축은 기억을 담는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 공간을 매개로 떠올릴 때가 많잖아요.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동창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초등학교 시절에 자주 갔던 곳, 학교를 가면 옛날의 추억이 더 생생하게 떠오르잖아요. 그래서 오래된 건물이 소중한 거 같아요. 다양한 시간, 다양한 사람들의 기억들이 모두 담겨 있으니까요.”

구본준 기자는 홍대를 좋아한다. 주택가와 상업지역이 묘하게 섞여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강남에 가도 새로운 건물, 멋진 건축들이 많지만 걷고 싶지는 않다. 강남의 길들은 자동차 스케일로 지어졌기 때문에 사람이 걷는 데는 알맞지 않은 거리다. 구본준 기자는 사람들이 알맞게 복작대고 부대끼는 재미가 있는 곳, 홍대와 인사동 길을 걸을 때 재미를 느낀다.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의 상당 부분도 홍대에 있는 한 북카페에서 썼어요. 카페라는 공간을 좋아하는데 알맞게 공적이면서 알맞게 사적인 장소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눈이 있으니 어느 정도 작업해야 한다는 강요도 받으면서 자유로움, 한가로움도 보장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 책도 주말마다 카페를 전전하며 쓴 책이에요.”

건축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역사, 지리가 새롭게 보였다는 구본준 기자. 취재를 하면서 또 사적으로 답사를 하면서 혼자만 알기엔 아까운 건축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책이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이다.

“아무래도 찾아가는 건물들이 건축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이 많은데, 유명한 건축물을 보러 갔다가 의외의 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사실 제가 찾아가는 그 건물은 제 것은 아니지만 내 마음의 건물은 될 수 있잖아요. 소유권은 한 사람이지만 그 건물이 미치는 영향, 그 건물이 있는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주는 여운은 한계가 없죠. 내 마음의 집이 그 곳에 있어서 그 거리가 좋아지고 또 다시 찾아가고 싶고…. 그런 감정들이 있잖아요. 책에 소개하는 여러 집은 시대도 다르고 나라, 스타일도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 자체에요. 그 집들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 쓰게 됐어요.”


슬픔이 기쁨이 된 건물, 뼈아픈 도시개발

집에 담긴 이야기를 알게 되자 건축이 다시 보였다. 그 이야기는 한 사람, 한 도시, 한 나라가 가진 인생 그 자체였다.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슬프기 짝이 없는 사연도 있었다. 구본준 기자는 “오육칠정이 스며든 건축은 희로애락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극장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의 서문을 여는 희(熹)의 첫 번째 건축물은 ‘기쁨으로 승화된 슬픔,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아름다운 도서관’ 이진아기념도서관이다. 어째,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건물이라고 말했을까. 이유인즉, 이진아기념도서관은 꿈조차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딸 진아를 위해 아버지가 사재 50억 원을 털어 사회에 기부한 도서관이다. 이상철 씨의 기부가 만들어낸 이진아기념도서관은 개인의 비극이 낳은 슬픈 기부였지만 공공도서관을 개인이 사회에 기증한다는 점에서 한국 기부사에 남을 이야기였다. 구본준 기자는 이진아기념도서관이 완공되기까지 기부자의 뜻, 건축가의 구상과 고민, 변경된 설계 등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

“당시만 해도 도서관은 네모난 열람실이 반복되는 개성 없는 건물들이 대부분이었죠. 이진아기념도서관 건축을 맡은 건축가는 ‘이진아기념도서관’이 공부하는 곳보다 책을 읽는 공간으로 쓰여지길 바랐어요. 쉼터 같은 도서관이죠. 그래서 기부자인 아버지와 담당 공무원을 설득해서 진정 책을 읽는 공간으로 도서관을 짓기로 했죠. 개관식 날, 기부자와 건축가는 어느 한 아주머니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는데 ‘우리 동네에 도서관이 생겨 너무 좋지만 그래도 진아 양이 살고 도서관이 없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진 쪽지와 도서관이 완성되기까지의 모습을 1년여 동안 찍은 사진 84장이 들어 있었어요. 무척 감동이었죠. 아버지는 딸이 생각날 때마다 이곳을 찾고 있어요. 기부자 아버지가 겪은 슬픔은 건물이 됐고 그 건물은 다른 이들에게 기쁨이 된 거죠.”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다. 그래서 그 속에는 이야기가 담긴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은 누군가가 어떤 행위를 할 때 건축에는 이야기가 담기며, 그 이야기는 또 다른 사람에게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또 다른 행위를 하도록 한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진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둥굴레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세상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건축만큼 아름다운 건축은 없다. (p.29)

 

세 번째 장 애(哀)에서는 봉하마을 묘역, 시기리야 요새, 아그라포트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던 아파트, 세인트루이스와 서울에서 벌어진 비극’ 프루이트 아이고와 세운상가를 소개했다. 구본준 기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건축가는 자신의 대표작이 헐린 아픔을 겪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설계한 일본계 미국인 건축가 미노루 야마사키. 자신의 작품이 인류 최악의 테러 대상이 됐으니 그는 건축 역사상 가장 불행한 건축가였음에 틀림없다. 또한 그는 자신의 출세작인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지어진 ‘프루이트 아이고’라는 아파트 단지가 훗날 범죄의 온상이 되어 1972년 폭파 철거되는 역사를 마주해야 했다.


“한국에도 불행한 아파트가 있어요. 한국 최초의 도시재개발 사업이었던 세운상가죠. 세운상가는 건축적으로 대형 건물로 도시를 바꾸자는 현대 모더니즘 건축의 이상을 실현하려는 의도로 출발했어요. 아래는 상업시설, 위는 고급 아파트인 복합건물 여덟 채를 지어 서울의 동맥인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를 관통해 잇는다는 거대한 구상이었어요. 이 세운상가를 설계한 이가 당대 최고의 건축가 김수근이었죠.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어요. 서울 구도심을 살리기는커녕 종로에 치명상을 입혔죠. 너무 큰 상가 건물이 동서로 이어지는 종로,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를 남북으로 관통하면서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양쪽에 극심한 단절이 생겼어요.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부에 세운 상가란 건물이 폭탄처럼 떨어져 주변이 초토화된 거죠.”

대한민국의 60년대 말, 유명 연예인과 고위 공직자, 사회 명사들이 대거 입주해 화제를 모았지만 세운상가는 흉물 취급을 받다가 2008년 철거된 후 현재 다시 재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해법이 요원한 상태다.

 

 

여전히 소득이 낮은 사람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지어 돈 많은 이들로 채우는 재개발 방식이 한국을 지배하고 있고, 이명박 오세훈 두 시장 시절에는 ‘뉴타운’이라고 이름만 바뀌어 더욱 성행했다. 세운상가는 사라졌어도 한국 대도시의 도시계획은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역사는 반복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다른 한 번은 희극으로”라고 말했다. 그러나 잘못된 도시계획은 늘 비극으로만 되풀이된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 하고 더욱 고민해야 한다. 프루이트 아이고와 세운상가란 건물은 사라졌어도 그 이름은 여전히 우리 곁에 뼈아프게 남아 있다. (p.232~233)

 

네 번째 장 락(樂)에 소개된 ‘세상에서 가장 작아 가장 커진 집’ 충재는 구본준 기자가 특별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가장 기본적인 조선시대 건축 디자인의 원형을 보여주는 ‘충재’는 조선시대 문신 권벌의 고택이다. 대학자, 정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말 작은 집을 지었다. 극한의 절제를 보여주는 충재는 규모, 구조, 형태도 모두 최소한이다. 심지어 집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관까지 아꼈다. 그럼에도 충재의 공간감은 다른 집보다 훨씬 크고 역동적이다. 작더라도 갖춰야 할 것들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공간의 느낌이 살아난 것이다.


“집은 작을수록 만들기 어렵다고 해요. 충재는 정신의 가치를 담았기 때문에 집은 작지만 의식의 우주는 어마어마하게 큰 거죠. 조선 성리학자들의 건축이 위대한 이유가 규모와 장식미가 아니라 겸손함이 있듯이,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존재였지만 절대 오만하지 않았죠.”

 

집은 주변환경과 하나가 되어 완성된다. 10년을 구상해 세 칸 초가집을 짓는데, 그 한 칸으로도 혼자 살기 충분하니 다른 한 칸에는 시원한 바람을, 나머지 한 칸에는 저 밝은 달까지 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이보다 정신적 스케일이 큰 집이 또 있을까. 이 아름다운 시가 그대로 집이 된 것이 충재다. 충재는 사람 한 명, 작은 집 하나에서 시작된 건축과 정신의 동심원이 우주로 퍼져 나가는 성리학적 정신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이 작은 집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즐거움은 그 어떤 집보다도 크다. (p.323)

 

“많은 분들이 이 책에 나오는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들어보셨다고 말해요. 그만큼 건축이 대중화되지 않았다는 거죠. 건물을 본다는 것, 건축도 곧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 역사를 증명하는 매개가 될 수 있죠.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통로가 건축물이 될 수 있고요.”





좋은 건축? 만져 보고 싶은 느낌을 주는 건물

일본 사람들은 4인 가족이 25평 이상 집을 가지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집이 너무 넓어지면 청소하는데 다른 사람 손을 빌려야 하고 그러면 벌써 자기 집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3년째 용인 동백 땅콩집에서 살고 있는 구본준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아파트에서 살다가 단독주택에서 사니까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아직도 받죠. 그런데 다른 거 별로 없어요. 저는 마당도 작은 게 좋아요. 마당이 넓으면 좋을 수도 있지만 관리도 어렵고, 마당이 작기 때문에 더 소중할 수도 있잖아요. 땅콩집에 아이들을 위한 작은 오두막 같은 정자가 있는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해요. 온 동네 아이들이 거기 모여서 수다를 떨고 가죠. 높은 정자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 도시 아파트에서는 누리기 힘든 것들이잖아요.”

좋은 건축이란 무엇일까. 구본준 기자는 “딱 보았을 때 감동스러운 것보다 며칠이 지나서 기억에 남는 건축, 만져보고 싶은 느낌을 주는 건물”이라고 말했다. 순간의 감격, 감탄은 잊히기 마련이다. 두고두고 떠오르고 어떤 질감일지 궁금해지는 건축, 그것이 구본준이 말하는 ‘좋은 건축’의 정의다. 여행을 가면 수많은 건축을 보지만 막상 ‘건축’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60년대 지어진 국립극장, 80년대 지어진 예술의전당, 그리고 새롭게 짓기 시작하는 최신 문화시설을 보면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듯이 낯선 여행지에서도 건축물을 보며 시대를 읽을 수 있다.

“건축이 특별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책상 위의 포스트 잇을 좀 더 이쁘게 붙여볼까? 하는 것도 건축이라는 행위가 될 수 있고 벽지를 바꾸는 일도 건축이 될 수 있죠. 그러면서 나의 취향을 알아갈 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조금 거창한 꿈을 말하자면 한국건축박물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민들의 주거 양식을 모아놓은 달동네 판잣집부터 다가구주택, 아파트까지. 일상 속에서 너무 친숙하지만 당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가 담긴 건축들이니 나중에 보면 민속촌이랑 뭐가 다르겠어요.”

건축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구본준 기자가 답했다. “혼자 잘 논다는 것과 낯선 건물에 들어가도 화장실을 잘 찾게 된다는 것. 그리고 이상한 골목길을 남들보다 쉽게 간다는 점이 될까요?” 우스갯소리처럼 말했지만 일상의 순간순간을 탐닉할 수 있다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가 반갑듯이, 익숙한 길을 걷다가 마주친 건물에게 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분명 반갑게 자신의 역사를 들려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