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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플로리스트가 되다 2007/12/13

“제가 전시회를 하게 됐어요. 도록을 보낼게요.” 이번 주 초, 좋게 말하면 ‘만신’, 쉽게 말하면 ‘무당’ 인 이해경씨에게서 전화가 왔다. 모처럼 통화라 반가웠고, 또 놀라웠다.“전시회요?”“꽃 전시회인데, 진짜 꽃이 아니고 종이꽃이에요. 굿할 때 쓰는 지화(紙花)로 하는 전시회에요. 쑥스럽지만 한번 놀러 오세요.” 이씨는 무당이지만 예인으로도 유명하다. 몸짓 춤꾼으로 여러 대형 무대에 초청받아 올랐다. 2001년에는 가야금 대가 황병기 선생의 창작활동 40주년 기념 공연에 올랐고,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프랑스 공연 등에도 참가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것도 주연으로. 2006년 개봉해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웠던 영화 의 주인공이 그다. 이 다큐영화는 무속인..

2007년 멋대로 뽑아본 최고, 최악의 추리스릴러 2007/12/31

‘문자 중독증’을 앓다 보니 지하철에서 읽을 거리가 없으면 불안해 합니다. 제 경우는 추리소설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끼고 사는 편입니다. 미스터리물을 즐기는 이유는 당연히 좋아하기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영화가 싫증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 워낙 많이 나와서 읽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추리소설 안나오나 기다려도 안내던 출판사들이 요즘엔 너도나도 펴내는군요. 저로서야 즐거운 일이지요. 2007년에는 특히 많은 추리스릴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해 동안 저를 즐겁게 해준 책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혼자 정리해봤습니다. 기준은, 당연히 제맘대로입니다. 혹시 “왜 이 소설은 뺐냐”고 항의를 하시면, 정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읽을거리를 추천해주시는 것이니까요. 그런 항의 많이많이 해주세요. 요코야..

안양에 내려 앉은 보석 2007/12/27

국내에 지은 세계적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서울에 있습니다.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이니 서울, 그것도 최고 번화가에 들어서는 것이 당연할 듯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건축물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미처 알려지지 않았을뿐,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 조용히, 그것도 서울이 아닌 곳에 들어선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안양에 있는 ‘알바로 시자홀’이란 건물입니다. 알바로 시자홀은 설계자가 건축가 알바로 시자여서 붙은 이름입니다. 전시 등 각종 문화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공간으로, 안양예술공원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통 먹고 마시는 곳으로 여기기 쉬운 ‘유원지’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상징적 건물로 이 알바로 시자홀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 알바로 시자홀이 이름이 대통령자문 기구..

건축과 사귀기 2018.07.19

한국만화와 일본만화의 차이는? 2007/12/22

해마다 5월이 오면, 따사로운 봄볕 아래 뜻밖에도 화형식이 열렸다.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불량만화’들을 모아 불사르는 행사였다. 만화가들은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다같이 불량만화를 퇴치하자는 선서를 했다. 불과 20여년 전까지 이런 화형식이 열렸다. 하이네는 “책을 불태우는 곳에서는 결국 사람도 불태우게 될 것”이라 경고했는데, 한국에선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만화는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화형식이 벌어지는 와중에서 한국 만화는 핍박을 참아가며 성장했다. 한편에서는 만화를 스스럼없이 불태웠고, 다른 한편에서는 만화가 산업이자 장르로 자리잡아 갔다. 70년대가 되기 1년 전인 1969년 등장한 최초의 스포츠신문이 독자들을 사로잡은 ..

만화와 결혼한 돌계단 2007/12/20

거리가구, 디자인 용어로 스트리트 퍼니처)에 관심이 많다보니 가끔 혼자 답사를 다니곤 합니다. 물론 멀리는 못다니고 기껏 가봐야 인천이나 부천같은 서울 근처일뿐이긴 하지요. 제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도시는 인천입니다. 인천분들에겐 죄송합니다만, 좋은 의미에서 흥미는 아닙니다. 지나치게 과한 디자인, 또는 조악한 만듦새가 두드러지는 공공기물이 다른 도시보다 넘쳐나는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천 중구청이 새로운 문화지대로 포장한 차이나타운은, 정말 다시 한번 인천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거리 전체의 이미지는 ‘가짜’였고, 색깔은 ‘폭력’으로 느껴질만큼 거셌습니다. 같은 빨간색이라도 눈에 거슬리지 않게, 또는 다양하면서 부드럽게 쓸 수 있을텐데, 온 동네가 코카콜라 캔처럼 시뻘건 느낌..

93년생 여배우에 반하다 2007/12/10

제게는 연말에 혼자 재미로 즐기는 놀이가 있습니다. 저만의 ‘올해 즐길거리 베스트 뽑기’ 입니다. 한 해 동안 제가 얼마나 문화생활을 했나 돌아보는 일이기도 하지요. 제가 본 올해의 최고의 영화, 올해 최고의 책, 뭐 이런 식으로 뽑으면 됩니다. 혹시 안해보셨던 분들은 한번 해보세요.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올 한해 제 문화생활을 돌아보니, 문화부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빈곤했던 한 해였습니다. 보직 업무를 맡는 바람에 안에 붙잡혀 있다보니 생긴 현상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문화부 기자에게 온갖 문화 작품들을 많이 보는 것만큼 내공을 쌓는 일도 없으니 어찌됐든 반성해야 할 노릇입니다. 잡설은 여기까지만 하고, 그래서 먼저 올해 제가 본 영화들을 한번 돌아봤습니다. 해마다 극장과 디브이디 등을 합쳐 ..

雜家의 매력 2018.07.04

종로 SK빌딩의 숨은 이야기 2007/12/06

종로에 우뚝 솟은 SK 서린빌딩입니다.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들이 입주해있는 이 빌딩은 강북에서 몇째 가는 높은 건물입니다. 위쪽 전망이 가히 일품이어서, 청와대와 북악산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입니다. 그런데, 이 빌딩은 가보면 귀퉁이에 이상한 무늬가 있습니다.바로 이 모양입니다. 얼핏 보면 물결같기도 한 저 모양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자세히 보면 저 무늬는 한 귀퉁이만이 아니라 네 귀퉁이에 모두 그려져 있습니다. SK 서린빌딩은 1999년 완공되었습니다. 저는 완공 직후인 2000년대 초반에 에스케이그룹을 담당해 자주 이 빌딩을 드나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저 무늬가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SK그룹 관계자 한분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구기자, 저 모양이 무엇같습니까?”..

건축과 사귀기 2018.07.04

최민식의 사진-저항할 수 없는 힘 2007/12/01

모처럼 방 정리에 나섰다. 온갖 책과 자료들 탓에 방이란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어서 왠만한 정리로는 티도 안난다. 하지만 정리는 정리 자체로 효용이 있는 법. 정리란 행위가 생활속 작은 의식이 되어 자료와 마음과 기억에 새롭게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정리가 즐거운 까닭이다. 게으른 자가 모처럼 한순간 부지런떨며 자화자찬하는 꼴이지만. 자주 보지 않는 책들을 기약없는 유배보내려고 상자에 쌓다가 본 지 10년은 족히 넘은 큼직한 책을 ‘발견’했다.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의 사진집 가운데 한 권이다. 모처럼 다시 만난게 반가워 책장을 잠시 넘겨보면서 잠시 최민식의 사진에 취했다. 한참만에 본 그의 사진의 여운에 빠져 인터넷을 뒤져 찾은 그의 사진을 여기 올려봤다. ▲ 최민식, 1965년 경남 언양 장터. 언제 봐..

雜家의 매력 2018.07.02

이 배우의 놀라운 생명력에 경배를 2007/11/21

저 부풀린 머리, 저 푸짐한 몸매. 누가 봐도 60년대 미국 아줌맙니다. 올 연말 영화와 뮤지컬로 동시에 찾아오는 의 영화속 주인공 엄마 모습입니다. 그런데, 어딘가 좀 이상해보인다구요? 그리고 왠지 본 듯하다구요?맞습니다. 자주 봤던 배우입니다. 바로 존 트라볼타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아빠가 아니라 엄마로 나옵니다. 12월6일 개봉하는 영화 는 20년전인 1988년 나왔던 영화를 다시 만든 것입니다. 영화가 히트하면서 2002년에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 뮤지컬도 영화에 앞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16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올 연말은 가히 판입니다. 아직 영화를 못봤지만 저 사진을 보며 잠시 존 트라볼타란 배우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황당한 변신도 놀라웠고, 변신의 주인..

雜家의 매력 201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