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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의 사진-저항할 수 없는 힘 2007/12/01

모처럼 방 정리에 나섰다. 온갖 책과 자료들 탓에 방이란 이름이 무색할 지경이어서 왠만한 정리로는 티도 안난다. 하지만 정리는 정리 자체로 효용이 있는 법. 정리란 행위가 생활속 작은 의식이 되어 자료와 마음과 기억에 새롭게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정리가 즐거운 까닭이다. 게으른 자가 모처럼 한순간 부지런떨며 자화자찬하는 꼴이지만. 자주 보지 않는 책들을 기약없는 유배보내려고 상자에 쌓다가 본 지 10년은 족히 넘은 큼직한 책을 ‘발견’했다.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의 사진집 가운데 한 권이다. 모처럼 다시 만난게 반가워 책장을 잠시 넘겨보면서 잠시 최민식의 사진에 취했다. 한참만에 본 그의 사진의 여운에 빠져 인터넷을 뒤져 찾은 그의 사진을 여기 올려봤다. ▲ 최민식, 1965년 경남 언양 장터. 언제 봐..

雜家의 매력 2018.07.02

이 배우의 놀라운 생명력에 경배를 2007/11/21

저 부풀린 머리, 저 푸짐한 몸매. 누가 봐도 60년대 미국 아줌맙니다. 올 연말 영화와 뮤지컬로 동시에 찾아오는 의 영화속 주인공 엄마 모습입니다. 그런데, 어딘가 좀 이상해보인다구요? 그리고 왠지 본 듯하다구요?맞습니다. 자주 봤던 배우입니다. 바로 존 트라볼타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아빠가 아니라 엄마로 나옵니다. 12월6일 개봉하는 영화 는 20년전인 1988년 나왔던 영화를 다시 만든 것입니다. 영화가 히트하면서 2002년에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이 뮤지컬도 영화에 앞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16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올 연말은 가히 판입니다. 아직 영화를 못봤지만 저 사진을 보며 잠시 존 트라볼타란 배우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황당한 변신도 놀라웠고, 변신의 주인..

雜家의 매력 2018.07.02

내 마음의 보석이 된 그 곳 2007/11/17

눈 앞에 정말 갈색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그 갈색 도시 한 가운데에서 옥빛 모스크는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에메랄드빛, 코발트빛의 진정한 모습을 그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사막을 가로지르는 유목민의 문명길에 꽃처럼 피어난 오아시스 도시는 그림 같은 풍경을 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마주하는 순간 난 역사와 자연, 철학과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철없는 스물네살이었던 나는 사막 도시에서 잠깐이나마 어떤 본질적인 것과 조우할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몇 번 안되는 순간이었다. 1992년 2월, 러시아에서 연수중이던 나는 충동적으로 중앙아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턱대고 러시아로 날아갔지만 연수 1년이 되도록 미래의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과연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고민하기도 괴..

미친 작가, 현대미술의 여왕이 되다 2007/11/13

“안양이 엄청 바뀌었어. 공공미술 작품들이 아주 볼 만해.” 지난달 말, 미술 담당 임종업 선임기자께서 찍어오신 ‘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 (기사=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45743.html ) 작품 사진을 함께 보면서 신문에 나갈 것을 고르는 중이었습니다. 땅에 처박힌 UFO, 안양의 하늘을 응시하는 돈키호테, 울긋불긋 예쁜 거리 의자…, 임 선임기자 말씀처럼 재미난 작품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안양에 들어선 여러 공공미술 작품들 사이에서 낯익은, 그래서 반가운 작품을 하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유치해 보일 정도로 강한 원색, 점박이 강아지들이 역시 점박이 꽃을 바라보는 조형물이었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작품 같기도 하고..

책의 세계5-선진형 출판 장르 ‘평전’의 세계 2007/11/11

“평전이란 무엇인가.” 고 조영래 변호사의 일생을 그린 을 둘러싸고 지난해 벌어졌던 논쟁은 처음으로 우리 출판계와 독서대중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평전(評傳)이, 그것도 거의 가뭄에 콩나듯 했던 국내 인물을 국내 지은이가 쓴 평전이 출판계 뉴스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당시 논란은 안타까우면서도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평전이란 장르는 우리 독서계에서 자리잡지 못한 장르였다. 논란은 조 변호사의 유가족들이 지은이 안경환 교수(서울대 법대)가 “고인의 사상과 인물됨을 왜곡하고 있고,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어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이 책이 사실을 왜곡했으며, 안 교수가 자신의 사상적 틀에 조영래를 끼워 맞추고자 했다고 비난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에 지은이 안경환 교수는 “평..

삼성, 현대, 롯데...기업의 운명 가르는 위기관리 능력 2007/11/02

화불단행(禍不單行). 나쁜 일은 늘 한꺼번에 생긴다. 사람에게도, 그리고 기업한테도 마찬가지다. 2006년 봄,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롯데월드의 사례는 위기가 다시 또다른 위기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흐름을 보여줬다. 롯데월드는 2006년 3월 6일 20대 직원이 놀이기구를 타다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위기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후 롯데 쪽이 근본적인 사고수습보다는 은폐에 급급하다는 여론의 비난이 이어졌고, 롯데 쪽은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무료입장행사를 기획했다. 그러나 무료관객이 몰려들어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롯데월드는 더 큰 화를 자초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롯데월드 사건은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기업에는 언제나 위기가 닥칠 수 있다..

雜家의 매력 2018.06.26

책의 세계4-자서전을 보면 시대가 보인다 2007/10/30

자서전처럼 분명한 자기 자리와 형식을 가지고 있는 글 양식도 드물다. 개인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추하고, 과오와 고생 그리고 성공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자서전은 서양의 경우 고대 로마 때부터 이라는 양식으로 발표되며 문학장르의 하나로 구축되어 이어져왔다.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자서전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산문이 부진한 국내 출판시장에서도 자서전은 가장 ‘장사 안 되는’ 아이템으로 손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흐름 속에서도 어느 시대나 자서전은 꾸준히 발표되고 또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자서전들도 계속 이어져왔다.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된 자서전들은 모두 당대의 사회상과 동시대인들의 욕망을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이 강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자서전은 어떤 책이 성공하면 곧바로 아류 자서전들이..

책의 세계3-치열하고 치사한 책 제목의 세계 2007/10/25

출판사 황금부엉이는 2006년 미국의 인터넷 검색기업 구글의 성공비결을 다룬 책 을 펴내면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특별한 ‘편집 후기’를 덧붙였다. 황금부엉이가 펴낸 책과, 앞서 나온 다른 출판사의 구글 관련 책의 ‘제목’에 대한 뒷이야기를 밝힌 것이다.황금부엉이는 의 원래 제목인 ‘구글 스토리’(The Google Story)을 한국판에서도 제목으로 쓰고 싶었지만, 출판사 랜덤하우스중앙(현 랜덤코리아)이 앞서 다른 구글 관련 책 를 지난해 말 펴내면서 ‘구글 스토리’란 이름을 임의로 사용해버렸다고 설명했다. 책 제목 따라하지 마란 말이야황금부엉이가 이처럼 굳이 제목에 대한 별도 자료까지 낸 것은 책 제목만큼 책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의 입장에서는 기억하기 쉽고 강렬한 책 제..

카메라의 세계3-"카메라에 쓴 40억, 아깝지 않다" 2007/10/22

대한민국에서 카메라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공식 집계는 아니지만 김종세(56) 한국카메라박물관 관장이 챔피언일 가능성이 높다. 그가 모은 카메라는 자그마치 3000개다. 정확히 말하면 카메라 바디만 3000개다. 보통 고급인 수동 카메라는 본체 값 못잖게 아니 그 이상으로 렌즈값이 들어간다. 렌즈는 무려 6000개. 여기에 각종 카메라 관련 장비들만 또 6000개. 모두 합쳐 1만5000개다.그는 평생 모은 카메라들을 공개하는 박물관까지 만들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카메라박물관(02-502-4123)을 최근 신축 개관했다.이 한국카메라박물관 이전에 생긴 국내의 대표적인 카메라 박물관으로는 전남 나주 동신대 안에 있는 카메라박물관이 있다. 평생 카메라를 모은 이경모 선생이 동신대에 소장품을 증해 만들..

雜家의 매력 2018.06.22

데보라 카, 그녀를 다시 보여다오 2007/10/20

한 시대가 저무는 느낌을 주는 뉴스가 있다.지난 주 뉴스 가운데에선 영화배우 데보라 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내게 그랬다. 워낙이나 영화를 좋아했던 탓에 노배우들이 떠나는 소식이 내겐 성장기 한 시절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비록 한 순간의 감상일뿐이지만 마치 그 시기의 추억도 배우와 함께 떠나가버리는 듯하다.데보라 카의 소식에는 잠시 상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데보라 카는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늘 은근하게 좋아한 배우였다. 워낙 오래전의 이름이어서 그가 살아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뉴스를 보니 향년 86살. 아름답던 여배우의 80대 모습은 어떠했을까 궁금했지만 언론들은 친절하게도 그의 미모를 듬뿍 담은 전성기적 때 사진들로 골라 실었다.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여신에 대한 환..

雜家의 매력 2018.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