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사귀기

[삼삼한 전통건축] 최고 얼짱 정자를 뽑아보세요 2009/08/19

딸기21 2020. 10. 4. 15:33

창덕궁이 경복궁보다 가볼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일반 양반집들과 달리 궁궐이어서 훨씬 화려하고 과감한 디자인의 한옥들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건물들이 여럿입니다. 창덕궁에서만 특별히 즐길 수 있는 건물 장르(?)로는 단연 정자를 꼽을 수 있습니다. 창덕궁 하면 아름다운 정원과 숲이잖습니까? 그 경치를 즐기기 위해 만든 벽없는 건물인 정자와 루가 실로 다양합니다. 그리고 그 정자들 모양도 아주 독특합니다.

임금님이 즐겼던 그 정자들이 이젠 누구나 가서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아직 많은 분들께는 알려지지 못햇습니다. 그래서 창덕궁 7대 정자를 소개합니다. 하나하나 디자인과 분위기가 개성적인 독특하고 특별한 정자들이이서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습니다. 


여러분 보시기엔 어떤 정자가 가장 멋진지 한번 최고 정자를 뽑아보시면 어떨까요?
 
창덕궁 최고 포인트의 주연배우 부용정
 
부용정은 보기만 하면 누구나 다가가서 보고 싶어지는 화려한 여배우같은 정자입니다. 일단 그 모양부터 다른 곳 정자들과는 다른 궁궐에서만 가능한 정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十자 모양 구조에 한번 더 각을 줘서 범상찮은 디자인으로 사람 눈길을 잡아 끕니다.
 


부용정은 창덕궁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명소인 연못 ‘부용지’에 있습니다. 네모난 연못 부용지는 가운데 동그란 섬이 있고, 그 가장자리에 저 부용정을 비롯한 여러 건물을 거느렸습니다.
 


이 부용정은 원래 다른 이름 건물로 여기 있었던 것인데, 다시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정자로 새로 꾸민 왕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임금님들 중 인기 랭킹 꼽으면 강력한 1위 후보인 바로 그분, 정조였습니다.
 
우리는 정조를 공부 열심히, 나랏일도 열심히, 추진력도 대단한 실로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군주로만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분, 생각보다 한풍류 하셨던 분입니다. 낭만, 운치 이런 것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왕이었던 겁니다.


정조는 저 정자를 고치라고 명한 뒤 자주 들러 신하들과 시를 짓고 경치를 감상했다고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앞에 있는 저 연못 부용지을 아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 부용지에서 뱃놀이까지 즐겼다고 합니다. 좁아서 가능했을까 싶은데, 달빛 좋은 밤이면 연못 주변에 불 밝히고 신하들 불러서 배를 띄워 타고 시를 지었다고 합니다. 일 잘하는 왕이 놀기도 잘하는 법이로군요.
 
좌우지간 저 부용정은 정자 자체도 예술이지만, 그렇다고 저 정자만 봐서는 안됩니다. 저 부용정과 주변 모두가 하나가 되는 건축 세트이기 때문이니까요. 주변 풍경과 건물이 어떻게 어울리는지 그걸 찾아보는게 포인트입니다.


부용정은 아주 멋진 건물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주합루라는 건물입니다. 언덕 위에 세워져 저 연못과 부용정을 내려다보는 폼나는 건물인데, 옛날 규장각이었던 건물입니다. 
 


부용정과 주합루 가운데 있는 영화당에서 보면 이 두 건물이 모두 보이지요. 영화당에서 부용지와 부용정, 주합루를 감상하는 기분이 그만입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부용정은 작은 정자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궁궐 건물들 못잖게 화려하고 멋집니다. 최고 포인트에 떡 자리잡은 작지만 또렷한 정자, 그게 부용정의 멋입니다. 그 내부도 멋지기로 소문났는데, 문화재 관리상 들어가볼 기회가 없어 아쉽습니다. 외부 모습이라도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참, 그런데 저 부용정 앞 부용지에는 재미있는 동물 머리 조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요녀석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시겠습니다. 무슨 동물로 보이십니까? 그리고,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요?
 


저 묘한 대가리, 영화 <디워>의 입벌린 그 이무기 같지 않나요? 실제 이무기를 조각한 것입니다. 용도는 물나오는 구멍이죠. 연못이 유지되려면 물이 드나들어야 썩지 않고 잉어도 살 수 있으니 어디론가는 물이 흘러들어오고, 또 어디론가는 물이 빠져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저 물나온다는 이무기를 아무리 기다려가며 보고, 또 여러번 찾아와서 봐도 물나오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안나오니까요. 그냥 모양이랍니다.
 
그럼 도대체 어디로 물이 나오냐, 연못 안 땅 속에서 나온답니다. 원래 샘이 있던 곳에 연못을 판 겁니다. 그리고 모양 좀 내려고 저 이무기를 만들었습니다. 비록 물은 안나오는 모양만인 이무기지만 그래도 멋지지 않습니까?
 
건축미는 크기순이 아니잖아요-최소한의 정자 애련정
 
정원이 아름다운 창덕궁에 있는 연못으로는 저 부용정말고도 애련지가 있습니다. 애련, 그러니까 연꽃을 사랑하는 연못이죠. 그럼 아까 본 부용지는 무슨 뜻이냐고요? 부용도 연꽃이란 뜻입니다. 모두 연꽃을 즐기는 연못인데, 이름이 비슷해지니까 다른 이름으로 쓴거죠.

그러면 왜 그리 연꽃에 집착(?) 했느냐, 그건 연꽃이 전통적으로 선비의 상징, 군자의 상징이었기 때문입니다. 성리학을 만든 주역 중 한 명인 송나라 주돈이가 쓴 글에 <애련설>이란 유명한 글이 있습니다. 그 뒤로 연꽃은 군자를 자처하는 임금님과 선비의 로고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왕실 연못들에는 연꽃을 심는 것이죠.
 
잠깐 딴이야기 좀 하면, 경복궁 최고의 인기포인트 경회루 연못에 있던 연꽃들이 90년대 초반 문민정부 출범 당시 싹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높은 양반이 경복궁 왔다가 “저기 왜 연꽃이 저리 많냐, 특정 종교 색깔이 나서 되겠냐”고 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연꽃이 불교의 상징인 것만 알고 군자의 상징, 왕실 조경의 필수 아이템인 줄은 몰랐던 것이죠. 해프닝이긴 한데, 뭐 그러면서 배우는 효과가 있으니 넘어갑니다.
 
창덕궁 양대 연못이라는 이 애련지에도 당연히 정자가 있습니다. 바로 이 정자입니다. 이름도 부용지에 부용정이듯 애련지니까 애련정입니다. 
 


하필 제가 간 날이 한여름이어서 물이 말라 아주 분위기가 별로인데, 물이 가득 차고 그 위에 연꽃 동동 떠있을 때 보시면 아주 죽음입니다. 다른 각도로도 한 컷 더.
 


이 애련정을 사진으로만 보시면 오해하게 됩니다. 너무 작은 한 칸 짜리 정자여서 ‘애걔, 미니어처 수준이군’하고 속단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지으려면 좀 더 키우지 너무 아껴지었나봐, 라고도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대면하면 생각이 완전 달라집니다. 저 건물은 저 장소에 맞게 가장 고민해서 뽑아낸 최선의 답이란 것을 절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저 작은 한 칸 건물의 포스가 얼마나 큰지 놀라게 됩니다.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만큼 콕 찍어 강조해주기 위해 짓는 작은 건물들은 세계 어느 궁궐에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 애련정만한 묵직한 힘과 존재감을 지닌 건물은 드물겁니다.
아, 연못 물만 좋았으면 최고였을텐데 가물어 연못 안 시설물이 드러난 모습이 정말 아쉽군요. 가을에 또 찍으러 와야할 것 같습니다...
 



창덕궁의 후원은 한때 ‘비원’으로 불렸습니다. 이 아름다운 정원이야말로 창덕궁의 자랑이죠. 이 아름다운 정원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건물이 바로 한국 유일의 부채꼴 정자 ‘관람정’ 되겠습니다.
 
부채꼴 정자 보신적 있으신가요?-특별관람구역의 스타 관람정 
  
앞에 소개한 애련정을 보고 난 뒤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굽어 돌아가는 계곡 아래에 살포시 내려앉아 자리잡고 있는 관람정이 나옵니다.  


조금 더 가보면 그 모양이 인상적입니다. 대한민국 정자 중 유일하게 부채꼴입니다.
 


이 관람정은 그 현판을 반드시 봐줘야 합니다. 보통 현판들과는 달리 아주 공예적입니다. 파초잎 모양 디자인입니다.  


정자가 관람하라고 짓는 것인데, 굳이 그 이름을 다시 관람정이라고 지었으니 정말 관람을 위한 정자인가 보다 싶습니다. 그런데 한자가 좀 다릅니다. ‘觀纜’입니다. 람자가 ‘닻줄 람’ 입니다. 그러니까 닻줄을 바라본다. 경치를 보는 관람이 아니라 뱃놀이를 바라본다는 뜻이니 여기서 뱃놀이도 즐겼나보네요. 지금 계곡 모양으로 봐선 불가능한데, 예전 그림에선 이곳 모습이 달랐다고 합니다.
 
정자들은 그 모양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도 그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중요하죠. 가장 보기 좋은 곳에 정자를 짓는 법이니 정자나 루를 만나면 한번 꼭 들어가보세요. 물론 저 정자는 막 들어가면 안되지만 옆에 가서 어떤 장면을 보게 만들었나 보면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풍경 속에 또다른 정자들이 보입니다. 관람정에서 보이는 저 맞은편 정자는 승재정이란 정자입니다. 이 애련정 일대와 바로 옆 옥류천 부근은 정자들의 경연장입니다. 여러 정자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덕궁은 그래서 정자 구경하기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관람정은 그 천장을 꼭 봐주세요. 구조가 독특해 다른 정자에선 볼 수 없는 구조미학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깊은 숲길 속 졸졸 흐르는 냇가에 부채꼴 모양으로 서있는 모습이 마치 나비가 내려 앉은 듯한 관람정은 정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동시에 한국 건축 디자인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멋진 정자입니다. 
 



초록빛 그늘 속 독특한 지붕이 인상적인 존덕정
 
애련정 지나, 관람정 지나면 바로 존덕정입니다. 창덕궁 정자 배틀에서 절대 빼서는 안되는  멋있는 정자입니다. 지붕을 굳이 두겹으로 한 아주 독특한 모양으로 유명하지요. 바로 뒤에는 연못이 조성되어 나무 그늘의 정취가 아늑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지붕만 독특한게 아니라 기둥도 좀 다르지요? 굵게 하나로 안하고 가늘게 세 개씩 세웠습니다. 존덕정에서만 볼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이 존덕정이 얼마나 신경써서 지은 건물인지는 천장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보통 나무 구조물을 그대로 쓰면서 단청하는 정도인데 이 정자는 특히 천장에 한껏 공을 들여 천장 구조를 덧대 꾸몄고 그 가운데 용 두마리를 그려 넣어 왕실 건물의 품격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안에 걸린 저 현판도 역사적 의미가 있는 물건입니다. 저 현판도 ‘Made by 정조’입니다. 임금의 위상과 역할을 강조하는 글인데 신권이 강한 조선의 군주로서 신하들을 복속시키고 억누르려는 정치적 노력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 존덕정은 앞쪽에서 보면 좀 정취가 덜하지만 연못쪽에서 보면 운치가 180도 바뀝니다.
 


모양도 독특하고 만든 정성도 특별한 정자, 임금님 정자의 품격을 갖춘 존덕정입니다.
 
멋드러진 바위와 한 몸이 된 정자 소요정
 
이쯤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창덕궁의 명 정자들을 소개하는 순서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창덕궁 구경가면 보게 되는 순서-결국 사진 찍은 순서-임을 눈치채셨겠지요?


존덕정을 지나면 관람코스는 이제 옥류천 지역으로 가게됩니다. 창덕궁 후원에서도 가장 깊은 곳, 일반 관람으로는 안되고 따로 신청해야 볼 수 있는 옥류천 일대에도 정자들이 여럿 모여있습니다. 옥류천 간판스타 소요정은 그 가운데 바위 옆에 지었습니다.
 


이 옥류천 지역의 상징은 저 물 졸졸 흘러 내리는 바위가 되겠습니다. 뒷쪽에서 흘러나온 샘물이 바위게 파놓은 홈따라 커브를 그리며 흘러 작은 폭포처럼 내려오는 모습이 실제로 보면 참 예쁩니다. 
 
뒤쪽에서 보시면 이런 모습입니다. 


바위와 이어지는 저 정자가 바로 소요정입니다. 


소요정은 모양 자체만으로는 다른 튀는 디자인의 정자들과 달리 차분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저 정자는 정자 자체만이 아니라 저 옥류천의 소요암이란 멋진 바위와 일체가 되는 그 입지와 어울림이 중요합니다. 


이 소요정에서 바라보는 이끼낀 바위, 그리고 그 사이로 흐르는 샘물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자연환경과 최대한 어우러지는 건물이 정자임을 잘 보여주는 건물, 소요정입니다. 
 


왕의 건물, 농민의 지붕-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초가집 청의정
 
소요정 바로 위에는 두 정자가 나란히 서있습니다. 청의정과 태극정입니다. 둘 중에서 먼저 눈길을 잡아끄는 건물은 사진 왼쪽, 청의정입니다. 다른 정자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초가지붕 정자라니?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이 정자는 물 안에 지었습니다. 그 앞에 푸른 식물을 심어 잔디밭처럼 보이는 겁니다. 저 푸른 식물, 혹시 쌀? 맞습니다. 논입니다. 논 안에 들어있는 한국 유일의 정자, 한국 궁궐 유일의 초가집 건물, 독특한 점이 하나둘이 아닌 저 건물이 창덕궁의 숨은 보물 청의정입니다.
 
왜 이렇게 논을 만들고 초가지붕 정자를 지은 걸까요?
당시 조선은 농업국가였고,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농업에 대해 왕이 신경쓰는 상징적 의미로 청의정을 지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초가지붕 정자, 자세히 보면 보통 화려한 것이 아닙니다.


일단 지붕부터 보시죠. 그냥 동그란 우산꼴 초가지붕인데, 그 아래 숨은 구조가 아주 정교합니다. 지붕는 그냥 동그래도 뼈대는 팔각형이며, 그 아래 기둥은 사각입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라는 동양 개념을 구현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청의정도 왕의 정자가 얼마나 정성껏 꾸미는지 잘 보여주는 건물입니다. 꼭 봐야하는 부분이 천장입니다.
 


건물 기둥을 받치는 주춧돌 다듬은 모양도 보통이 아닙니다. 이정도로 꾸민 주춧돌은 왕실 다른 건물에서도 드물 정도네요.
 


청의정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창덕궁의 개성파 정자들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정자입니다. 비밀스런 왕실 정원에 모처럼 가보신다면 꼭 특별관람을 신청하셔서 이 청의정도 보시길 권합니다. 
 


품격 최고 태극정
 
여섯번째 얼짱 정자 후보는 청의정 옆에 커플처럼 서있는 태극정입니다. 먼저 모습을 보셔야 합니다. 한번 눈여겨 보세요. 이상하게 눈여겨볼 것이 없어보이는 정자가 바로 태극정이기 때문이어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자, 어떠신가요? 부채꼴 관람정, 겹지붕 존덕정, 초가지붕 청의정 등에 비하면 너무나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정자가 태극정입니다. 개성이 덜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태극정도 따져보면 보통 정자가 아닙니다. 먼저 보신 한 칸짜리 애련정처럼 이 정자도 그냥 사방 한 칸 작은 정자지만, 만드는 데 들인 공력은 창덕궁 전체 정자들 중에서 가장 신경쓴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사진에서 보이는 저 건물 아래 돌 기단부를 보시지요.


한국 전통건축의 특징은 돌 기단입니다. 땅 위에 바로 짓기 보다는 위로 올려 짓습니다. 그 기단을 얼마나 높게 많이 꾸몄느냐를 보면 그 건물의 신분을 알 수 있습니다. 경복궁 여러 건물중에서 돌 기단을 여러 층으로 쌓고 계단에 돌조각 새긴 건물로는 단연 근정전입니다. 왕이 정사를 보는 근정전이 가장 중요하고 높은 건물이어서 그렇게 꾸민 겁니다.
 
저 태극정 돌기단은 정자 기단치고는 아주 신경쓴 것입니다. 궁궐 정자들도 그냥 주춧돌 위에 나무 기둥 올린 것은 일반 정자와 마찬가지인데, 저 태극정은 기단을 꾸민 것이죠.


역시 천장 장식도 무척 화려합니다. 우물천장으로 꾸몄고 화려한 단청을 칠해 보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그리고 건물 자체는 그리 독특하지 않아도 정자 최고의 기능, 그러니까 풍경 감상 측면에선 가장 높은 곳에서 다른 정자들을 굽어보고 있어서 전망면에선 으뜸이라고 하겠습니다. 
 


창덕궁이 자랑하는 일곱 정자들을 보셨습니다.


정자 백화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정자가 많은 창덕궁에는 이 여섯 정자 말고도 멋진 정자들이 수두룩합니다만, 편의상 대표적인 정자로 꼽히는 이 6개를 골랐습니다. 물론 제 주관도 좀 들어갔지만...^^
 
정자는 한국에서 가장 발달한 독특한 건축문화입니다. 예쁘게 정원을 꾸미기보다 경치 좋은 곳에 정자나 루를 지어 자연을 즐기는 한국식 조경문화와 풍류를 보여줍니다.


농촌에도 정자가 있었습니다. 마을 앞 농토 가운데 짓는 초가정자들이었습니다. 경치를 즐기는 양반들 정자와 달리 일하다가 쉬고, 마을에 일이 있으면 모여서 회의도 하는 생활 속 정자였습니다.
 


창덕궁 저  정자들은 우리 정자 문화의 상징들이자 정자 건축의 백미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정자가 가장 맘에 드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