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家의 매력

하늘로 가는 고속도로-휘슬러 가는 길 2009/09/20

딸기21 2021. 3. 9. 22:38

# Sea to Sky Highway
 
휘슬러.
살림이나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주방용품 브랜드 Fissler를 떠올릴테고,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스키를 좋아하는 사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올릴 휘슬러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 중 하나이자 북미 최대의 스키리조트,
강원도 평창을 누르고 2010년 열리는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키 종목들이 열리는 곳,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주의 휘슬러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밴쿠버에서 휘슬러까지는 120킬로미터,
차로 2시간쯤 걸리는 밴쿠버-휘슬러간 고속도로는 일명 `바다에서 하늘로 가는 고속도로'로 불린다. 푸른 바다, 높은 산, 그리고 구름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시 투 스카이 하이웨이는 산을 뚫어 터널을 내거나 고가 다리를 놓아 직선으로 가는 법이 없다. 시간은 더 걸리더라도 자연 모습 그대로를 따라간다.

 


밴쿠버 교외의 산허리 숲 속에는 곳곳에 집들이 들어서있다. 바다와 밴쿠버시를 바라보는 전망 덕분에 밴쿠버에서 가장 비싼 주택지들이다. 그럼에도 아름드리 나무를 최대한 베지 않고 나무들 속에 살포시 숨어있는 듯한 집들이 대부분이다.  경사지를 심하게 파내고 집을 짓지도 않는다. 땅을 깊이 파야하는 시멘트 건물이 아니라 목조주택들이어서 기반 공사가 훨씬 간단한 덕분이다.

 



위를 올려다보면 구름 한 점 없는데, 유독 산에만 구름이 걸려 있다. 바다와 산, 구름이 하나가 된 바닷가가 이어진다.
 
`산할아버지 구름 모자 썼네'라던 가사가 절로 떠오르는 모습.

 



길고 넓은 구름이 산 위에 넓게 지붕처럼 올라탄 모습. 제법 길다.

 

 
바닷가의 습기 탓인지 구름들이 머리 바로 위에 있는 것처럼 얕게 드리운다. 맑은 하늘과 하얀 구름색이 대비되면서 더욱 투명하고 시원한 느낌.

 


바닷가길을 벗어나 산림지대로 들어서면 산꼭대기 부분이 바위인 연안 산맥의 봉오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울울창창한 침엽수림 위로 치솟은 산정상에는 여름에도 하얀 눈들이 그대로다. 휘슬러에 점점 더 가까워진다.

 


시투스카이 고속도로를 달린 지 2시간. 드디어 휘슬러 빌리지다.
 
휘슬러에 대해서 처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왜 이름이 휘슬러라는 것이었다. 휘파람 부는 사람이 살았나,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휘파람 부는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다람쥐였다.
 
이 동네 많이 사는 땅굴다람쥐들이 짝짓기를 할 때 내는 소리가 휘파람 소리처럼 들려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는 것인데, 참 예상을 뛰어넘는 유래였다. 그러니까 이 도시의 이름은 땅굴다람쥐들의 환희에 찬 오르가즘 비명에서 나온 것이었단 말인가? 어찌됐든 재미있는 작명임에는 분명하다.
 

휘슬러산과 블랙콤산, 두 산 가운데 계곡에 잘 꾸민 리조트 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스키를 즐길 수 없는 여름에는 산악자전거와 하이킹, 리프트와 비슷한데 줄에 매달려 빠르게 산아래로 내려오는 집트렉 등의 다양한 레저 천국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학생들을 보니 문득 부러워졌다.

 

골프연습장의 모습이 특이하다. 거대한 모기장같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활짝 개방 공간처럼 펼쳐놓았다.

 

 

공 한박스에 1만원 정도. 기계가 티에 올려주지 않고 직접 올려야 하지만, 저 멋진 산을 바라보며 골프채를 휘두르는 맛이라면 결코 귀찮지 않을 듯하다.

 

 

블랙컴 산의 스키 코스가 바로 눈앞에 있다.  스키 고수들에겐 정말 멋진 곳일듯 싶다.
 
그리고, 주변 풍경들...
 

 
캐나다는 어디가나 꽃 장식을 즐긴다. 휘슬러는 더욱 꽃들의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