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지고 놀기

2007년 멋대로 뽑아본 최고, 최악의 추리스릴러 2007/12/31

딸기21 2018. 7. 19. 15:37

‘문자 중독증’을 앓다 보니 지하철에서 읽을 거리가 없으면 불안해 합니다. 제 경우는 추리소설 같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끼고 사는 편입니다. 


미스터리물을 즐기는 이유는 당연히 좋아하기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영화가 싫증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 워낙 많이 나와서 읽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추리소설 안나오나 기다려도 안내던 출판사들이 요즘엔 너도나도 펴내는군요. 저로서야 즐거운 일이지요.


2007년에는 특히 많은 추리스릴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해 동안 저를 즐겁게 해준 책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혼자 정리해봤습니다. 기준은, 당연히 제맘대로입니다.


혹시 “왜 이 소설은 뺐냐”고 항의를 하시면, 정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읽을거리를 추천해주시는 것이니까요. 그런 항의 많이많이 해주세요.  

 

요코야마 히데오의 발견


새로운 작가와 만나게 되는 것처럼 즐거운 일도 없습니다. 2007년은 일본작가 요코야마 히데오, 그리고 노나미 아사를 만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독특한 휴머니즘 추리소설 <종신검시관>

 

저는 07년 나온 <종신검시관>으로 요코야마 히데오와 처음 만났습니다. 이 책에 이어 하반기에 <루팡의 소식> <동기> <그늘의 계절> 등이 한꺼번에 출간돼 그의 작품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따듯함’입니다. 추리소설들이 범죄를 다루다보니 비정해지기 쉬운데 히데오의 소설들은 그 바닥에 따듯함이 깔려 있습니다. 분열된 현대인의 처절함 또는 소외감의 극치를 추구하는 듯한 기리노 나쓰오와는 정반대라고 하겠습니다. 미스터리 자체도 재미있고, 읽고나면 따듯해지는 스릴러이므로 추리 소설의 차가운 느낌을 싫어하는 분들께 권합니다.


이처럼 따듯한 미스터리물로는 미야베 미유키가 만들어낸 독특한 ‘서민 샐러리맨 탐정’ 스기무라 시리즈도 있습니다. 범죄를 다루면서 행복한 삶이 무어냐고 묻느냐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스기무라 시리즈가 보다 잔잔한 편입니다.

 

히데오의 <종신검시관>은 주인공이 검시관인 점이 우선 눈길을 끕니다. 요즘 추리수사물에서 주인공의 직업은 점점 더 분화, 진화하는 추세입니다. 수사관이나 형사 주인공은 너무 흔해서 한때 프로파일러로 유행처럼 가더니 법의학자, 그리고 법의학자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이 더 복잡해진 법인류학자(<본즈>)까지 등장했지요.


이 <종신검시관>은 제목 그대로 검시관이 주인공으로 설정했습니다. 검시관이 초기에 자살인지 타살인지 타살이라면 어떤 방법을 쓴 것으로 보이는지 정확한 판정을 내려야 그 뒤 수많은 사람들이 고생하지 않게 된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매회 짧은 에피소드가 비슷한 구성으로 이어져 미드를 보는 듯한 느낌인데, 고집세지만 속마음 따듯한 검시관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그의 단편들을 모은 <동기>와 <그늘의 계절>도 그 내용은 다릅니다만 분위기와 재미는 아주 비슷합니다.


분량이 제법 긴 장편인 <루팡의 소식>은 본격 추리장편입니다만 역시 범죄의 트릭을 파헤치는 재미 못잖게 드라마적인 재미가 강해 추리와 드라마가 균형을 잘 잡고 있는 스릴러입니다. 제겐 히데오 소설 가운데 이 <루팡의 소식>이 가장 좋았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은 여성 독자들에겐 좀 불만스러울 수 있습니다. 따듯함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항상 무뚝뚝하면서도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그러면서 모든 것을 짊어지는 책임감으로 무장한 중년 남성 주인공의 인간적 매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부장의 미덕으로 무장한 중년 남성이 결국 세상을 지킨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흐르는 것이죠. 이런 점은 남성들에겐 상당한 공감을 일으키지만 여성 독자들에겐 매력적이지 않을 듯하네요.

 

매력적인 여자 경찰에게 박수를. 심리묘사가 일품이다.


두번째로 꼽은 일본 작가 노나미 아사는 <얼어붙은 송곳니>로 한국 독자들과 만나게 된 작가입니다. 이 <얼어붙은 송곳니>는 평이 취향따라 크게 달라질 듯한데, 저는 심리묘사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자 주인공 경찰의 심리, 그가 추적하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마음속 묘사가 생생하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트릭이나 반전보다는 이야기 자체가 매력이어서 반전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기괴함의 매력 내세우는 일본 소설들


기괴하고 비밀스럽고 무슨 사교집단풍, 고딕풍 그런 느낌이 유난히 강조되는 일본 추리물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암흑관의 살인>(아야츠지 유키토), 그리고 <점성술 살인사건>이 맘에 드실 듯합니다.

 

이보다 더 기괴할 수 없다. 기괴함의 백화점 같은 장편.


먼저 말씀드릴 것은 <암흑관의 살인>은 무려 3권이나 된다는 점입니다. 내용은 ’극단의 극치‘라고 하겠습니다. 이상야릇함의 극한을 추구하는 듯한 소설입니다. 이 <암흑관의 살인>은 일본 대중문화를 관통하는 코드 가운데 하나인 ‘기괴함’의 맛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요괴인간>류의 만화가 좋았던 분들, <소년탐정 김전일>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의 분위기가 좋은 분들께 권합니다.


모든 것이 검정색으로 칠해진 고립된 별장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이야기인데 불사에 대한 인간의 욕망, 가장 사랑스러워야 하는 것이 가족이지만 늘 그렇듯 가장 상처주는 사이이기도 한 가족 사이의 애증 등이 얽힌 이야기를 뽑아낸 작가의 상상력이 그야말로 독특합니다.


미친 아버지는 왜 친딸 여섯명을 토막살인했을까? 극단적 설정과 독특한 트릭이 매력.


06년 연말에 나와 07년 초 읽은 <점성술 살인사건>도 일본 추리물 특유의 기괴함 코드가 최대 매력인 소설입니다. 망상에 사로잡힌 아버지가 여섯 딸을 죽이고 각각 다른 신체부위를 절단했다는 충격적 사건을 천재 탐정이 추적하는 이야깁니다.


이 책에 나온 트릭은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대단한 논란을 불렀던 일화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추리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이 트릭을 베껴먹었다고 해서 말이 많았던 것인데, 제가 보기에도 그대로 가져다 쓴 듯 하긴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강추까지는 아니고 한번 읽어볼만 하다는 정도입니다.


여자, 그리고 범죄를 집요하게 추구하는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대표작.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여성 작가로 확실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도 2007년 제대로 소개가 된 작가로 볼 수 있습니다.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범죄 소설’이 이 독특한 작가의 소설을 분류하는 데 적합하겠지요.


나쓰오의 소설은 파국을 향해 치달으면서도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그것도 여성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삼습니다. 조연으로 한국사람도 자주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만, 뭐 아주 멋지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지난해 <아임 소리 마마>로 한국팬들에게 처음 신고흘 했고, 올해 <아웃> <잔학기> <암보스 문도스> <다크> <리얼 월드> 등이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묵직함은 역시 2권짜리 장편인 <아웃>, 그리고 <다크>라고 하겠습니다만 단편집인 <잔학기> <암보스 문도스>도 괜찮습니다.


나쓰오의 소설은 잔인하고 끔찍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독자들에게 와닿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강점일 겁니다. 끔찍함, 그리고 악마적 본성 이런 것을 안좋아 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많이 써줘서 고마워-미야베 미유키와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스릴러나 추리를 말하면서 미야베 미유키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워낙 작품도 많고 어느 작품을 읽어도 기본 이상을 해주는 경이로운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방범>처럼 새롭고 놀라운 짜릿함을 주는 작품이 안나오고 있어 아쉽습니다만 또다른 재미로 작품을 읽고나면 후회하지 않게 됩니다.


올해 만난 가장 상큼한 추리소설!


07년 만난 미야베 미유키 작품 중에선 단연 <나는 지갑이다>를 꼽겠습니다. 지갑이 주인공이자 화자로 나서는 발상의 새로움, 착착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 그러면서도 질질 끌지 않고 길지 않은 분량으로 압축해주는 미덕, 추리 자체의 재미 등 모든 면에서 단점을 찾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한 권이란 점도 정말 매력적이죠. 

 

미야베 미유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앞서 잠깐 소개했던 ‘따듯한 추리소설’ 스기무라 시리즈도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이름없는 독>과 <누군가> 같은 책들은 <모방범>이나 <이유>같은 긴박감 넘치는 범죄 드라마보다는 잔잔하면서도 흡입력있는 드라마게임 같은 추리물입니다. 현대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문제의식이 더욱 잘 드러나는 편입니다.


보다 본격 추리스릴러픙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값을 하는 것으로는 <스나크 사냥>을 추천합니다. 문제의식은 여전하고 무엇보다도 속도감이 일품입니다. 정신없이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그 힘을 보면 정말 미야베 미유키가 왜 지금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가가 아니라 일본 최고의 소설가로 불리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 지금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도 반갑게도 올해 역시 많이 나와주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은 역시 속도감, 그리고 이야기 자체의 재미라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그가 지어낸 이야기들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문체고 뭐고 일단 재미있어 읽게 만드는 것, 그리고 미야베 미유키처럼 사회적 의미를 강하게 강조하지도 않아 더 부담이 없지요. 그런 점에서 비행기를 탈 때 읽기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단연 최우선 추천대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소설은 역시 이야기의 힘이란 것을 실감하게 만드는 작품.


07년 제가 읽어본 게이고의 소설은 <사명과 영혼의 경계>, 그리고 <11문자 살인사건>와 <브루투스의 심장>, <숙명> 등 4가지였는데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못잖게 무얼 읽어도 기본 이상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가운데 <사명과 영혼의 경계>가 가장 재미있었고 <브루투스의 심장>을 그 다음으로 꼽겠습니다. <숙명> 역시 이야기의 흡입력만큼은 탁월합니다. 게이고는 중간쯤에 ’이야기가 이렇겠군‘ 하고 미리 예상하게 만들었다가 마지막에 결코 예상대로 끝내지 않으며 독자들을 쥐락펴락합니다. 2008년에는 <백야행>이 다시 나온다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기발한 설정이 매력


추리 스릴러라고 하면 역시 반전의 묘미를 빼놓을 수 없겠죠. 반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가위남>을 권합니다.


연쇄살인범이 자기 범죄를 따라하는 모방살인범을 쫓는다.


이 소설은 설정이 아주 독특합니다.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인 소설은 요즘 제법 됩니다. 덱스터 시리즈가 대표적이죠. 이 소설도 연쇄살인범이 주인공인데, 연쇄살인범이 자신을 모방한 범죄를 저지르는 모방범을 쫓는다는 이야깁니다. 여기에 반전이 더해집니다.


이 작품을 읽고 느낀 것은 데뷔작이 이렇게 빼어난 작가가 몇이나 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구성과 설정이 모두 신선하고, 뒤통수 치는 재미도 좋습니다.


도대체 왜 일본 추리스릴러만 이야기하고 있느냐, 라고 하실 정도로 일본 이야기만 늘어놨네요. 그런데 그만큼 좋은 일본 추리물들이 2007년 소개가 많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추리 등 장르를 떠나 소설 전반에 있어 한국 소설들이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재미’가 약해진 것이 요즘 한국 소설 위기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한국 소설들이 들려주지 못하는 이야기의 재미를 지금 일본 소설들이 들어와 채워주고 있는 셈입니다. 빨리 제대로 된 한국 추리소설이 나와주기를 다시 한번 바라게 됩니다.


영미권과 유럽 미스터리는?


07년에 새로 선보인 히트 미국 스릴러로는 탐정 데릭 스트레인지 시리즈와 크레인스뷰 시리즈가 있습니다.


스트레인지 시리즈는 <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와 <지옥에서 온 심판자> 두 권이 한꺼번에 선보였습니다. 미국 하드보일드의 전통을 따르면서 현대적 분위기를 잘 살려냈습니다. 미국식 드라마 미니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고, 트릭과 추리보다는 영화처럼 추적이 이어지는 이야기틀이어서 한국사람들 취향에는 똑 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면 <벌집에 키스하기>란 정말 묘한 제목을 달고 첫선을 보인 크레인스 뷰 시리즈는 정확하게 장르를 딱 자리기 어려운 묘한 재미를 주는 소설입니다. 사랑한 여자의 과거가 알고보니 놀라운 비밀이 있다는 구성은 지겹지만 언제나 빠져들게 되는 힘을 지녔지요. 새로운 스릴러를 접하고픈 분들께 권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의 후속작을 기다리게 되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스릴러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이 데릭 스트레인지 시리즈보다는 2000년대 스릴러 특유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제프리 디버의 <12번째 카드>가 더 제격으로 보입니다. 제프리 디버는 너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서 질릴 정도로 독자들을 끌고 가는 작가인데, 특히 전작 <사라진 마법사>는 정말 꼬아도 한참을 꼬았지요. 물론 늘 이름값은 해주는 작가입니다. <12번째 카드>는 데릭 스트레인지 시리즈보다 무난하고 보편적인 매력을 더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프리 디버의 팬으로선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는 거는 밝혀야 겠네요.

 

그래서 위의 두 작품보다는 늘 매력적인 할런 코벤의 <영원히 사라지다>와 케이트 앳킨슨의 <살인의 역사>를 권합니다.

할런 코벤은 요즘 작가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영화를 연상케하는 이야기 구성이 특징인 작가입니다. 추리 자체보다 긴박한 상황속에서 쫓고 쫓기는 긴장을 강조하지요. 거의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쓴 티가 역력한데 기본적인 재미를 갖췄습니다. 너무 캐릭터들이 전형적이긴 하지만 이름값에 못미치는 작품은 아닙니다.


묘한 미스터리 <살인의 역사>


<살인의 역사>를 추천한 것은 지극히 제 주관적인 선택이긴 합니다. 이 소설은 유럽식 기괴함이랄까요, 요즘 스릴러들이 너무 자주 써먹는 가족간의 숨은 비극적 이야기, 그리고 이상심리 이런 것들을 다루고 있는데 구성이 재미있고 신선합니다. 막판에 좀 허탈한 약점이 있습니다만 요즘 소설의 새로운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부수효과가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상한 이야기가 재밌다고 추천하냐고 항의하시는 분도 있을까 걱정됩니다만 뭐 어쩌겠습니까. 전 재미있었거든요.


<도시탐험가들>을 빼놓을뻔 했네요. 이 소설은 공포스런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영화로 치면 좀 깔끔한 <레지던트 이블>같은 분위기랄까요? 줄거리 자체가 현실성 있느냐 이런 거 따지지 말고 그냥 새로운 소설을 만나보고 싶다면 괜찮을 법합니다. 줄거리는 주인공이 이상한 곳에 빠진다, 거기서 생명을 위협하는 적들을 만난다, 그 적에는 얽혀있는 정말 이상한 이야기가 있었다, 좌우지간 적의 위협으로부터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험에 나선다는 전형적인 구조인데, 그런데도 뻔하지 않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주 무섭지 않게 알맞은 공포의 맛을 주는 <도시탐험가들>


이 <도시탐험가들>을 쓴 지은이는 사실 이 소설보다는 한 미국 영웅의 이야기로 훨씬 더 유명합니다. 영화 <람보>의 원작자가 바로 이 작가랍니다. 


요즘 미국 드리마로도 선보이는 <본즈>도 올해 첫선 보였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좋지도 싫지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전형성 때문인데 이런 류의 소설을 자주 읽으신 분들께는 아주 새롭지 않겠고, 모처럼 접하는 분들께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범죄 자체의 매력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악의 영혼>을 추천합니다. 탐정의 추적과정보다도 범죄자의 범죄질이 묘한 흥미와 재미를 주는 책입니다. 이런 류의 소설로 손꼽을만한 수작은 로렌스 샌더스의 <제1의 대죄>가 있지요. 이 책은 제겐 <제1의 대죄>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후한 평가를 내립니다. 제가 읽어본 바로도 기본은 합니다.


2007 내맘대로 미스터리 베스트


그러면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제 나름대로 ‘2007년 선보인 추리스릴러 신작 추천 베스트’를 꼽아봤습니다. 우선 누구에게나 권하고픈 추천착은 이렇습니다.


<종신검시관>

<사명과 영혼의 경계>

<루팡의 소식>

<가위남>


매력적인 이야기, 알맞은 추리, 따듯한 감성이 잘 어우러진 소설.


여기 제 개인적인 취향만으로 추가하고픈 소설들입니다.


<살인의 역사>

<얼어붙은 송곳니>

<암흑관의 살인>

<스나크 사냥> 


늘 기본 이상을 해주는 미야베 미유키.


반면 기대는 상당했는데 제겐 별로 였던 것으로는

<백기도연대> <머더리스 브루클린> <본즈> 등이었습니다.


읽은 시간이 아까웠던 두 스릴러


마지막으로 다른 분들께 권하고 싶지 않은 책 2가지를 추가로 꼽겠습니다. 두 책 모두 같은 단점을 지니고 있는 책으로, 아주 도식적이고, 대충 이야기를 풀어놨다가 수습이 제대로 안되며, 결론조차 뻔했습니다.


제게 최악은 <가우디 임팩트>였습니다. 제가 2007년 읽은 이런 류 소설 60여종 가운데 최저점을 주지 않을 수가 없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설정 자체는 아마 흥미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재 조각가 가우디가 자신의 걸작 건축물들에 사실은 비밀 암호를 숨겨놓았다, 그런 이야깁니다.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를 가우디 버전으로 만든 것으로 보면 되는데 문제는 거의 습작 수준이라는 거. 대충 비밀결사단체 나오고, 주인공 쫓기고, 그러다가 예상대로 마무리 되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지도 않았고, 찾기도 불가능해보였습니다.

 

두번째는 <살인의 창세기> 입니다. 


이 책에 특히 더 배반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 책이 2권이나 된다는 점입니다. 이 뻔한 얘기를 읽는 바람에 그 시간에 다른 책을 2권이나 못읽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대 진흙판에 기록한 원본 성서를 찾아내는 과정에 얽혀있는 음모와 배신, 고고학 드라마 등을 버무렸는데, 역시 독특한 점은 하나도 없는 소설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 망설임 없이 지난해 읽은 책들 가운데 두번째로 재미없는 책으로 꼽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