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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기자'라는 사람

이원재 경제평론가, (재)여시재 기획이사2014년 11월 13일새벽 선잠을 깨자마자 황망한 소식을 접했다. 구본준 기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등에 기사화됐고,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젊은 기자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놀라움과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구 기자는 내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한겨레신문사의 2년 선배였다. 그에 대해 나는 특별한 기억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 공개했던 아래 에피소드였다.1998년 연초쯤이었나, 회사에 들어가니 부장이 나를 불렀다.부장은 거의 하늘이었고, 나같은 쫄따구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일은 실로 드물었다. 혹시 내가 뭔 잘못을 했나 두려워하며 부장에게 갔다."야, 구본준, 우리 부서비가 펑크가 났다."신문사 사회부는 편..

구본준 기자 2018.06.05

구본준 기자 사망, 온라인에는 ‘애도 물결’

정상근 기자 2014년 11월 13일 한겨레 구본준 기자, 국내 유일의 건축전문기자이자 만화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기자. 책을 사랑했고, 우리에게 좋은 책을 만들어준 작가. 그가 12일 이탈리아에서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습니다. 그의 트위터에는 그의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추리동화 짓기, 골목길에 어린이 도서관 만들기, 그리고 건축 만화 스토리 쓰기. 세 가지 꿈 중 하나라도 언젠가는”이란 글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하나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니 울적한 목요일입니다. SNS에서는 애도의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 사실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를 만난 사람들, 언론계 선후배들 모두 그를 “좋은 사람..

구본준 기자 2018.06.05

‘땅콩집 이웃’ 구본준 기자를 보내며 2014-11-19

“당신 같은 건축가는 처음 봤어요. 푸하하하”만난지 30분쯤 지났을 때 그는 기어이 웃고 말았다. 예의 그 사람 좋은 표정 속에 환한 웃음을 터뜨리며 그는 내 어깨를 쳤다. 한 살 위의 그였지만 그 순간 구본준과 나는 친구가 되었고, 이내 단짝이 되었다.그와 친구가 된 건 2007년. 병아리 건축가이자 새신랑이었던 나는 경기도 용인 죽전에 실험적인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모바일 하우스. 결과는 실패였다. 겨울이 되자 과장이 아니라 정말 추워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자야 했고 집사람은 매일 당신 건축가 맞느냐고 울며 타박이었다. 그때 구본준을 만났다. 얼어 죽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자기 실패담을 순순히 이야기 하는 건축가는 처음 봤다”며 즐거워했다. 내가 근무하던 건축가 김원 선생의 ..

구본준 기자 2018.06.05

‘땅콩집 열풍’ 주인공 구본준 기자 별세…SNS에 애도 물결 2014-11-13

구본준 기자‘시험에 안 나오는 것들에 관심이 많은 기자 구본준입니다.’ 구본준 기자(46)는 블로그(blog.hani.co.kr/bonbon, 트위터 @goobonci)나 책의 자기소개란에 늘 이 말을 적었다. ‘땅콩집을 지은 건축전문기자’로 유명했지만 사실 그는 만화, 출판, 가구, 음악, 여행 등 훨씬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글을 때론 전문성 있게, 때로는 가볍고 재미있게 적어 올리는 그의 블로그와 트위터는 늘 많은 친구와 이웃들로 북적였다. 신문기자로서는 드물게 독자와 전문가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기자였다.12일 오후 멀리 이탈리아에서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날아왔다.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하는 ‘건축문화재 보존과 복원 과정’이라는 단기 교육과정에 참여해 마지막 이탈..

구본준 기자 2018.06.05

쉽고 재미있는 건축입문서 4권 2006/05/03

예술가가 스스로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예술 장르는? 정답은 ‘건축’입니다.건축은 한 마디로, ‘남의 돈으로 하는 예술’이지요. 건축이 예술이란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삽니다. 그 이유는 우리 건축 풍토 때문일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사람들이 건축을 예술로 느낄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건축이란 부동산의 다른 이름일뿐이거나, 또는 건설이란 개념속에 갇혀있습니다. 대충 그까이꺼, 하는 식으로 집을 지어서 20년은커녕 10년만 지나도 헐고 다시 짓는 풍토속에서 건축과 예술을 이야기하기조차 쑥스러울 노릇입니다. 물론 아주 일부, 극히 부자들에게만 건축이란 예술을 ‘소유할’ 기회를 얻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경우에도 예술이 잘 안나옵니다. 돈을 대는 건축주가 시키는대로만 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건축과 사귀기 2018.06.05

퀴즈: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2006/04/27

이 물건이 뭔지 아시겠습니까?예전 독일에 출장갔다가 사온 녀석입니다. 한번 맞춰보시지요. 이 녀석은요, 이렇게 쓰는 겁니다. 이 물건의 정식 이름은 book-hook입니다. 보던 책을 잠시 올려놓는 독서용 소도구지요. 푸랑크푸르트 도서전에 갔다가 시내 서점에서 샀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놓고 보니 자주 쓰지 않아서 제 책상 위에서 열심히 잠만 자고 있습니다. 그러니 혹시 사시려는 분들은 한번 더 생각해보시고 사세요~.

어른들만 보기를 권하는 만화 BEST 4

2006/04/23 신문을 보면서 만화나 만평을 건너 뛰는 사람은 드물다. 스포츠 신문의 경우 아예 만화가 기사 못잖게, 아니 기사보다도 독자들을 사로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면, 만화책은? 만화가 ‘책’으로 묶이는 순간 어른들의 눈초리는 싸늘해진다. 청소년들의 공부시간을 잡아먹는 ‘해충’ 으로 보거나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이 하릴없이 소일하기 위해 보는 `허접한 것'으로 단정해버린다. 이런 결론이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탓할 수는 없다. 적어도 여러 가지 만화를 충분히 본 뒤 이렇게 판단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만화를 많이 보지 않고서 막연하게 이런 생각을 한다면 틀림없이 문제가 있다고 감히 말한다. 만화를 좋아하고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자신의 취향..

뒤통수를 치는 역사인물책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2006/04/23

머리를 식히기 위해, 그리고 머리를 데우기 위해 먼저 문제를 딱 하나만 풀어보자. 다음 중 ‘칭기스 칸’과 그가 이룩한 ‘몽골제국’에 대한 설명으로 맞는 것을 모두 고르시오. ① 다른 지도자들이 전사들에게 자신을 위해 죽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칭기스 칸은 부하들에게 자신을 위해 죽을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② 칭기스 칸은 만민을 다스리는 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통치자도 미천한 목자와 똑같이 법의 지배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③ 몽골은 고려를 특별히 우대했던 편이었다. ④ 칭기스 칸은 자기 명예를 훼손하는 출처가 의심스런 이야기들이 떠도는 것을 장려했다. ⑤ 몽골 군의 만행은 당시 다른 유럽 제국들의 만행에 비해 오히려 훨씬 애교스런 수준이었다. 몽골은 피흘리는 것을 싫어하는 문화를 지녔기 때문에..

한국인의 원초적 조형성-목조각가 이상배를 아시나요 2006/04/19

충북 음성.저는 그곳을 이번에야 처음으로 가보았습니다. 음성이 다른 지역보다 명승지가 적은 탓인지 가볼 기회가 없었었지요.지금까지 `고추'를 떠올리곤 하던 음성을 찾아가본 것은 인터뷰 때문이었습니다. 화가 이김천 선생을 만나러 간 겁니다. 이김천 선생은 동양화를 새롭게 그리시는 분입니다. 독실한 불교 신자여서 탱화도 많이 그리십니다. 그리고 전시회도 여남은 차례나 연 중견 화가지요.일단 이김천 선생 그림은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아주 명쾌하고 힘이 넘칩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그림은 초기 화풍인데, 화사한 꽃밭을 무대로 개와 사람이 누워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그렸습니다. (지하철 신촌역의 시청방면 플랫폼 맨 뒷쪽에 가면 이김천 선생 그림을 크게 복사해 기둥에 프린트한 것이 있습니다) 궁금..

책의 세계1-편집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2006/04/19

“이진경 선생님 원고를 읽는데, 문장 하나가 두가지 뜻으로 읽히는 게 있었어요. 저혼자 1시간 넘게 낑낑대고 고민하다가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전화를 드려서 무슨 뜻인지 물었어요. 그랬더니 ‘응, 그거 그냥 빼버려’ 하시는 거에요. 어찌나 허탈하던지….” 18일 저녁 7시, 종묘 뒷담 골목에 자리잡은 ‘연구공간 수유+너머’ 강의실. 출판사 그린비의 김현경 편집주간이 털어놓는 이야기에 청중들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옆에 앉은 지은이 이진경 교수도 함께 웃었다. 하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이 이야기속에는 편집자들의 집요함과 고생스러움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편집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아니, 편집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책을 직업적으로 접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일반 독자들에게조차 편집자는 낯선 존재들이다. 그 이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