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기자 15

[편집국에서] 세 번의 이별 / 김영희 2014-11-19

백세인생, 호모 헌드레드…멋진 실버 인생을 꿈꾸라는 담론과 기사가 넘쳐나지만, 나이 듦은 두려운 일이다. 죽음이 동반할 육체적 고통의 공포 탓은 아니다. 끝내 스스로 세상을 뜬 홀로코스트의 증언 작가 장 아메리가 에서 말했듯, 점점 세계와 공간에서 제거되어가는 자신이 ‘살아낸 시간’을 어떤 표정으로 마주할지 두렵기 때문일 게다.이 가을, 세 번의 이별을 했다. 지식인과 언론, 그리고 글쟁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준, 세상과 늘 연결되어 있던 세 사람. 그들의 ‘살아낸 시간’을 여기 기억하고 싶다.지난달 일본의 국제정치학자이자 평화학자인 사카모토 요시카즈 선생이 숨졌다. 직접 딱 한 번 만났고 이메일과 편지를 주고받은 게 고작이다. 하지만 대학원에서 우연히 접한 그의 책과 논문들은 일본의 진보적 ..

구본준 기자 2018.06.05

'구본준 기자'라는 사람

이원재 경제평론가, (재)여시재 기획이사2014년 11월 13일새벽 선잠을 깨자마자 황망한 소식을 접했다. 구본준 기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등에 기사화됐고,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젊은 기자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놀라움과 슬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구 기자는 내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한겨레신문사의 2년 선배였다. 그에 대해 나는 특별한 기억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한 번 공개했던 아래 에피소드였다.1998년 연초쯤이었나, 회사에 들어가니 부장이 나를 불렀다.부장은 거의 하늘이었고, 나같은 쫄따구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일은 실로 드물었다. 혹시 내가 뭔 잘못을 했나 두려워하며 부장에게 갔다."야, 구본준, 우리 부서비가 펑크가 났다."신문사 사회부는 편..

구본준 기자 2018.06.05

구본준 기자 사망, 온라인에는 ‘애도 물결’

정상근 기자 2014년 11월 13일 한겨레 구본준 기자, 국내 유일의 건축전문기자이자 만화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기자. 책을 사랑했고, 우리에게 좋은 책을 만들어준 작가. 그가 12일 이탈리아에서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습니다. 그의 트위터에는 그의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추리동화 짓기, 골목길에 어린이 도서관 만들기, 그리고 건축 만화 스토리 쓰기. 세 가지 꿈 중 하나라도 언젠가는”이란 글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 하나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니 울적한 목요일입니다. SNS에서는 애도의 글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 사실만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를 만난 사람들, 언론계 선후배들 모두 그를 “좋은 사람..

구본준 기자 2018.06.05

‘땅콩집 이웃’ 구본준 기자를 보내며 2014-11-19

“당신 같은 건축가는 처음 봤어요. 푸하하하”만난지 30분쯤 지났을 때 그는 기어이 웃고 말았다. 예의 그 사람 좋은 표정 속에 환한 웃음을 터뜨리며 그는 내 어깨를 쳤다. 한 살 위의 그였지만 그 순간 구본준과 나는 친구가 되었고, 이내 단짝이 되었다.그와 친구가 된 건 2007년. 병아리 건축가이자 새신랑이었던 나는 경기도 용인 죽전에 실험적인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모바일 하우스. 결과는 실패였다. 겨울이 되자 과장이 아니라 정말 추워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자야 했고 집사람은 매일 당신 건축가 맞느냐고 울며 타박이었다. 그때 구본준을 만났다. 얼어 죽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자기 실패담을 순순히 이야기 하는 건축가는 처음 봤다”며 즐거워했다. 내가 근무하던 건축가 김원 선생의 ..

구본준 기자 2018.06.05

‘땅콩집 열풍’ 주인공 구본준 기자 별세…SNS에 애도 물결 2014-11-13

구본준 기자‘시험에 안 나오는 것들에 관심이 많은 기자 구본준입니다.’ 구본준 기자(46)는 블로그(blog.hani.co.kr/bonbon, 트위터 @goobonci)나 책의 자기소개란에 늘 이 말을 적었다. ‘땅콩집을 지은 건축전문기자’로 유명했지만 사실 그는 만화, 출판, 가구, 음악, 여행 등 훨씬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글을 때론 전문성 있게, 때로는 가볍고 재미있게 적어 올리는 그의 블로그와 트위터는 늘 많은 친구와 이웃들로 북적였다. 신문기자로서는 드물게 독자와 전문가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기자였다.12일 오후 멀리 이탈리아에서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날아왔다.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진행하는 ‘건축문화재 보존과 복원 과정’이라는 단기 교육과정에 참여해 마지막 이탈..

구본준 기자 2018.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