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기자 15

<한국의 글쟁이들> 왜 썼나 2010/01/17

사람 관심이란 게 늘 새로운 것, 다가올 것에 가있는 법이어서 내가 한 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언제 그걸 했었나 싶다. 책 이 나온 지 1년 반 쯤 지났는데 벌써 아득한 예전의 일 같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쓰긴 썼나보다, 라고 생각하게 될 때가 생긴다. 처음 만난 분이 이 책을 읽었다고 이야기해주실 때, 그리고 이 책과 관련한 글을 써달라고 부탁받을 때다. 얼마전 란 책 전문 잡지에서 `내가 지은 책'이라는 코너에 에 대해 써달라고 요청이 왔다. 제목 처럼 작가가 자기가 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꼭지였다. 별다르게 의미 부여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솔직하고 짧게 끄적거렸다. 건조체인 내 문체 속성상 멋대가리 없는 글이 되어버렸는데, 뭐 어쩌랴. 그게 깜냥인걸. --------------------..

구본준 기자 2023.03.15

[CBS노컷뉴스] 구본준 기자의 종묘·경복궁·자금성 새롭게 보기

2016-11-27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 신간 '세상에서 가장 큰 집' 은 저자인 한겨레신문 구본준 기자의 2주기를 기리며 출간된 건축 에세이다. 이 책은 종묘, 경복궁, 자금성, 이세 신궁 등 한중일의 대표 건축을 꼼꼼히 돌아보고 이집트, 그리스, 프랑스를 아우르며 인류의 유산이 된 거대 건축물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신성 또는 국가 정신을 상징하는 거대 건축에 주목한다. 신전, 궁전, 성당은 어떻게 사람을 압도하는가? 무엇이 건축을 위대하게 만드는가? 저자는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대 건축물이 갖는 공통 디자인 '기둥'에서 실마리를 찾는다. 이집트의 핫셉수트 신전,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광장 열주랑을 자세히 보면 줄기둥 양식이 신성 건축의 고전이자 상징으..

구본준 기자 2022.04.20

[채널 예스] 세상에서 가장 불행했던 아파트를 아시나요? - 구본준

땅콩집으로 유명한 『두 남자의 집짓기』의 저자 구본준 한겨레 기자가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을 펴냈다. 그동안 다수의 책을 집필했지만 건축교양서로는 첫 데뷔작이다. 16개의 건축에 담긴 희로애락(喜怒哀樂) 이야기를 공개한 구본준 기자는 “건축과 친해지면서 인생과 역사, 문화와 사회를 비로소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 엄지혜 사진 | 김장현 10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어디에서 만나면 좋을까? 안국역 앞 스타벅스? 인사동 골목 안에 전통찻집? 실용성을 따르자면 지하철 역 앞 카페가 편하겠지만 친구와의 공감대와 친밀감을 위해서는 전통찻집이 나을지도 모른다. 시끌벅적한 공간에서는 아무래도 삶의 고단한 이야기를 나눌 터, 옛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면 보다 감성적인 장소가 가는..

구본준 기자 2021.08.05

희로애락의 건축-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Chat&책] 송윤경 방송작가·EBS ‘글로벌 프로젝트 나눔’ 2015.06.05 몇 년 전 나도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었다. 남들이 다 하니까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별 생각 없이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생활-물론 보이기 위해 적당히 데커레이션을 한 일상이겠지만-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여전히 익숙지 않아 계정만 만들어 놓고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저 가끔 지인들의 소식을 슬쩍 엿보다 ‘좋아요’ 정도 누르는 게 다였으니까. 그런 내가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용실 아나운서가 내게 거부할 수 없는 장난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름도 어찌나 곰살맞은지… 한참을 입 속에서 굴려보았던 ‘책장난’이라는 이름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놀이였다. 한동안 아이스버킷 ..

구본준 기자 2021.08.05

CEO가 놓치면 안될 블로그 20선, 어떤 곳이 맘에 드시나요? 2009/06/30

경제전문 주간지 에 제 블로그가 나왔다고 하네요. 저도 몰랐는데 ‘블로거팁’팀이 트랙백을 해주셔서 알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제목이 ‘CEO가 놓치지 말아야 할 파워 블로그 20선’ 이라고 합니다. 뽑아주신 것은 감사한데, 제 스스로는 죄송스럽게도 좀 우스웠습니다. ‘최고경영자형’ 인간과 가장 대척점에 있을 법한 스타일이 바로 저니까요. 게다가 폴 크루그먼의 블로그와 함께라니. 어찌되었든 너무나 감사한 일이고, 또한 블로그질(?)을 더욱 열심히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부담도 생기는군요.^^ 정보가 될 것 같아 기사를 소개합니다. CEO가 놓치지 말아야 할 파워 블로그 20선 김 사장, 블로그에 경영을 묻다 블로그를 모르면 경제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대다. 작년 맥킨지 조사에서 세계 1988개 기업 임원 3..

구본준 기자 2020.02.23

기자인 내가 블로그 시작했던 이유 2009/06/27

외부에선 잘 모르지만 출판계에선 꼭 보는 잡지가 입니다. 이름이 좀 독특하죠?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가 내는 이 잡지가 250호 특집으로 원고를 부탁해왔습니다. 특집의 제목은 ‘블로그의 진화’인데, 이제 출판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블로그의 현황을 미디어 전문가 겸 만화전문가 김낙호씨가 총정리하고, 블로거 5명의 블로그 이야기를 듣는 내용이었습니다. 방문자로 보면 정말 파워블로거 그 자체인 의 주인공 시사인 고재열 기자, 미술과 패션을 가로지르는 재미난 블로그로 유명한 의 김홍기씨, 네이버 블로그를 넘어 블로고스피어에서 손꼽히는 문화예술 파워블로거인 조안나씨, 출판사 블로그로서 단순 홍보의 장이 아니라 독특한 문화발신자로 자리잡은 그린비출판사 블로그의 이경훈 부장, 그리고 을 운..

구본준 기자 2020.02.23

한국의 대리들 2009/02/17

저도 몰랐습니다. 제가 이런 책을 쓰게 될 줄을.경제경영서를 가끔 읽기는 해도, 자기계발서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절이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원인은 ‘35살’이었습니다. 서른다섯살 때문에 책을 쓰게 됐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언제냐, 라고 누가 물으신다면(실제로 물어본 후배가 몇 명 있었습니다) 저는 자신있게 답하겠습니다. 서른다섯살 무렵이었다고. 당시 저는 많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기자 생활을 시작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던 때였습니다. 고민이 머릿속에서 돼지마냥 풍성하게 새끼를 치고 있었습니다. 나는 기자 노릇을 잘 하고 있는가,아니, 난 직장 생활을 잘 하고 있는가,아니 그 이전에 난 한 개인으로서 잘 살아가고 있는가. 자신이 없었습니다 . 잘하지 못한다는..

구본준 기자 2018.10.05

한국의 글쟁이들 2008/08/11

기자로 일하면서 장기 시리즈 기사를 연재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시리즈는 준비를 많이 해야하고 기존 업무와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연재를 할 때는 무척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독자들의 반응이 괜찮으면 그런 수고로움도 즐거워집니다. 제가 처음 쓴 장기 시리즈 기사는 ‘대안교육 현장’ 시리즈였습니다. 1996년하반기부터 1997년 상반기까지 이젠 대안학교의 대명사가 된 간디학교부터 거창고, 공동육아어린이집, 엄마들이 직접 가르치는 가족 유치원 등 전국의 대안교육 현장 20여곳을 돌아봤습니다. 98년에는 실업문제 해결의 대안을 찾는 지면을 혼자서 1년 동안 꾸리며 각종 실업문제 시리즈를 혼자 몇 차례 연재했습니다. 기자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보람이 컸던 시절로 기억에 남아있습니..

구본준 기자 2018.09.11

공간과 문화에 남겨진 한 전문 기자의 소중한 흔적들 – 구본준(1968-2014)

슬로뉴스 원문 구본준 기자(사진 출처: 한겨레)2014년 11월 12일 이탈리아에서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한 고 구본준 한겨레 기자는, 국내에 보기 드문 건축 전문기자이자, 동시에 만화에 대한 깊은 조예를 지닌 대중문화 애호가였으며, 나아가 열정적인 블로거였습니다. 고인이 그간 남긴 수많은 좋은 글을 기억하며, 그의 블로그에서 10개의 글을 다시 소개하고자 합니다.아래에 첨부한 이미지들은 구본준 기자의 각 블로그 포스트에서 가져왔습니다.건축과 공간에 관하여전통과 도시를 망치는 최고의 방법 2013년 5월 20일거리가구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사는 도시를 편리하게 해주는 동시에 우리의 미감과 취향을 반영하게 된다. 그래서 거리가구를 보면 도시에 대한 우리의 태도, 우리 시대의 미감, 그리고 한국인의 ..

구본준 기자 2018.06.05

모든 세상사 호기심 넘쳤던 글쟁이 ‘천국’이 궁금했을까2014-11-13

구본준 기자. 사진 변순철 사진작가 제공 ‘시험에 안 나오는 것들에 관심이 많은 기자 구본준입니다.’ 구본준(46·사진) 기자는 블로그나 책의 자기소개란에 늘 이렇게 적었다. ‘땅콩집을 지은 건축전문기자’로 유명했지만 사실 그는 만화, 출판, 가구, 음악, 여행 등 훨씬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글을 전문성 있게, 때로는 가볍고 재미있게 적어 올리는 그의 블로그와 트위터는 늘 많은 친구와 이웃들로 북적였다.지난 12일 오후 멀리 이탈리아에서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날아왔다.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KPF 디플로마-건축문화재 보존과 복원과정’이라는 단기교육과정에 참여해 마지막 베네치아 취재 일정을 거의 마친 참이었다. 일행과 밤까지 어울리고 호텔방으로 돌아간 그는 아침이 되도록 ..

구본준 기자 2018.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