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사귀기 72

성격 최악+성적 꼴찌, 그런데도 불멸의 영웅이 되다 2013/08/08

성격이 나빠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 기준으로 보면 `성격이 나빠 성공한' 이들도 많습니다. 건축가들 중에서도 성격 나쁘기로 소문난 이들이 여럿입니다. 그것도 건축의 역사에 길이 남은 거장들 중에서도 말입니다. 자기만의 철학을 위해, 그리고 자기 중심적 사고가 몸에 배어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해버리는 건축가들이었습니다. 르 코르뷔지에는 자기 건축을 위해 건축주를 배려하기는커녕 희생을 강요했습니다. 디자인을 살리려고 기능을 빼버렸고, 집을 짓자마자 물이 새서 건축주의 자녀는 병에 걸린 적도 있습니다. 심지어 가구를 놓을 위치까지도 정해주고 간섭했습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남들에게 거짓말을 서슴지 않았고, 건축주의 부인과 바람이 나서 도망가 살림을 차렸습니다...

건축과 사귀기 2024.03.14

파리에 가면 꼭 보게되는 너, '고귀한 표준' 2013/08/06

특정 도시에 가면 반드시 찾아가게 되는 건물이 있다. 그 도시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물 또는 도시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파리라는 도시는 어떨까? 건축의 백화점처럼 수많은 유명 스타 건축물이 즐비한 파리에서 단 하나의 건물을 꼽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일 것이다. 에펠탑, 루브르, 개선문 같은 스타 건물들이 즐비하고, 현대 건축의 주요작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찾아가게 될 때마다 새로운 건물을 보러 다니기도 바쁜 도시가 바로 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건물만 꼽으라면? 정말 파리에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건물, 그리고 갈 때마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물을 꼽으라면 어쩔 수 업이 이 건물을 고르겠다. 바로 노트르담 성당이다. 프랑스에 노트르담이란 성당이 수두룩하니 정확하게 `노트르담 파리' ..

건축과 사귀기 2024.03.01

스위스가 알프스에 새로 선보인 두 보석 2010/01/07

빙하 위에 올라선 크리스탈 몬테로사. 스위스의 대표적 명소입니다. 마테호른과 뒤푸르봉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치가 일품이어서 수많은 관광객과 등산애호가들이 몰려오는 곳입니다. 바로 이런 곳이랍니다. 거대한 빙하 사이로 바위 봉오리들이 솟아난 모습이 우리가 알프스라고 하면 떠올리는 바로 그런 풍경이군요. 저는 아직 못가봤는데 사진을 찾아보니 바로 가보고 싶어집니다. 이 유명한 몬테로사에 최근 새로운 명물이 들어섰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산속의 크리스탈'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딱 보기에도 수정처럼 보입니다. 물론 집이지요. 산 속의 집, 산 위의 집, 몬테로사 산장입니다. 지난해 9월25일 개장했고, 올해 3월부터 숙박을 받기 시작합니다. 하얀 눈 밭 위로 반짝거리는 저 산장이 보이는 모습이 무척 매력적..

건축과 사귀기 2023.10.18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서관 2010/01/18

구본준의 만만한 건축 # 눈이 오면 더 빛나는 건물, 눈이 내려 완성되는 건물 델프트. 미술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화가이자 골수팬 많기로 손꼽히는 화가 페르메이르(국내에선 `베르메르'로 많이 쓰는데, 정확한 표기는 페르메이르입니다)의 도시입니다. 델프트가 낳은 대화가답게 페르메이르는 델프트 풍경을 이리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저 아름다운 델프트를 대표하는 건축 명물이 있습니다. 90년대 현대건축의 주요작으로 꼽히는 이 건물입니다. 1997년에 지어진 건축가그룹 메카누 아키텍텐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 건물은 제목에서 말씀드려 예상하셨듯 도서관, 델프트공대의 도서관입니다. 어떻게 생긴 건물인지 쉽게 감이 안오실 수 있는데, 저 잔디밭이 도서관 지붕입니다. 사진 중간 걸어가는 사람 오른쪽으로 ..

건축과 사귀기 2023.03.15

김연아가 출전하는 밴쿠버 올림픽 선수촌, 그 특징은? 2010/01/09

조금 있으면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위슬러에 새로 지은 선수촌입니다. 여러 가지 디자인들로 지은 이 선수촌은 올림픽이 끝나면 지역 주민들이 입주합니다. 선수촌이란 특별한 의미에다 고급 주택이어서 분양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집 구조는 거의 대부분 비슷하고, 겉모습 디자인은 조금씩 다릅니다. 제가 다녀온 것이 지난 9월말이어서 아직 공사가 마무리 안된 곳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완성되었을 겁니다. 보는 김에 선수촌 빌라 내부도 좀 보겠습니다. 상당히 넓고 좋습니다. 인기가 좋을만 합니다. 이 선수촌 주택들은 타운홈 형식인데 부동산 매매 가격이 80만 달러에 이릅니다. 참, 단지에는 이런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절대로 음식 쓰레기를 집 밖에 버리지 마세요!' 동네가 더러워지니까? 선수촌 이니까? ..

건축과 사귀기 2023.03.15

이 초등학교 뒷골목을 찾아가는 이유 2009/10/04

자주는 아니지만 이른바 북촌, 그러니까 가회동 근처에 이래저래 갈 일이 생기곤 합니다. 갈 때마다 일부러 여유를 두고 조금이라도 더 어슬렁거려보는데, 그래도 자주 가는 곳만 가게 되곤 합니다. 제가 괜히 가보는 가회동 골목은 재동초등학교 뒷골목입니다. 이 골목에는 제 나름 볼 때마다 즐거워지는 작은 풍경들이 숨어 있습니다. # 풍경 하나-기왓장으로 빚어낸 귀여운 얼굴들 재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들 중에서도 유서가 깊은 학교지요. 제가 나온 학교는 아니지만 외조부가 나오신 학교이기도 해서 왠지 남의 학교 같지는 않습니다. 이 학교 뒷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학교 담이 예뻐서입니다. 학교 뒷문, 그리고 그 옆 병설유치원 문과 담장이 귀여워서 종종 이 길을 들르게 됩니다. 우리 전통 담장 중에서 기왓장 조각..

건축과 사귀기 2023.01.03

종이로 만든 한옥용 스피커 보셨습니까 2009/10/02

최고의 구경용 한옥, 청원산방 집에 대한 어린이책을 작업하는 편집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눈꼽째기창 사진이 없어요." 우리나라 전통 창문 중에서 가장 귀여운 창문이라면 역시 눈꼽째기창이죠. 당연히 사진을 넣어야하고, 그래서 서울에서 눈꼽째기창을 찾아 간 곳이 가회동 청원산방이었습니다. 한옥 창호를 모두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창호 전시장'인 집입니다. 눈꼽째기창은 뭘까요? 한옥에서 자라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요즘 세대들은 모를 수 밖에 없는 창문이기도 합니다. 눈꼽째기창은 `한옥의 인터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청원산방은 창호 만들기 장인으로 꼽히는 심용식씨가 우리 전통 창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만든 전시장입니다. 한옥 구경하고 싶은데 마땅히 갈 곳 없는 분들을 위한 곳입니다. 마음껏 들어가 구..

건축과 사귀기 2022.04.15

캐나다 최고의 친환경 도서관 2009/10/01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키장 중 한 곳이 휘슬러입니다. 밴쿠버에서 120킬로미터 떨어진 이 작은 시골 도시는 휘슬러산과 블랙콤 산 두 2000미터급 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담한 휘슬러는 1960년대까지만해도 정말 작은 산골마을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캐나다 최고의 스키 도시 휘슬러에 새로운 명물이 등장하다 그러나 어느날 이 마을은 커다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올림픽을 유치하자는, 당시로선 꿈꾸기도 힘들었던 도전에 나선 이들이 등장했습니다. 올림픽을 유치하자는 그 꿈은 처음엔 불가능해보였습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절실하게 꿈 꾸면 꿈은 이루어지고, 꿈의 크기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는 법은 분명한가봅니다. 휘슬러는 그 꿈을 40여년만에 이뤄냅니다. 개최지 투표 1차에선 2위였지만 2차 결선 투..

건축과 사귀기 2022.04.1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에 가다 2009/10/01

캐나다가 야심작을 선보였습니다. 내년 2010년 겨울올림픽을 여는 캐나다 밴쿠버에 새로 들어선 빙상 경기장입니다. 올림픽은 경기장 건축의 새로운 실험장이자 성대한 파티입니다. 그동안 현대건축에서 그닥 두드러지지 않았던 캐나다도 뭔가 보여줘야 체면이 서는 법이겠죠. 그래서 세계에 내놓은 것이 바로 이 경기장입니다. 최근 완공해 올림픽 사전 준비중인 이 건물을 국내 언론에겐 처음으로 에 공개했습니다. 밴쿠버의 인근 소도시 리치먼드에 들어선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입니다. 캐나다의 파란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는 파란 폴리카보네이트 표면처리가 인상적입니다. 벽면의 파란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것이 폴리카보네이트인데, 유리보다 세 배 이상 비싸고 자체 단열이 잘되는 고급 소재입니다. 그리고 저 폴리카보네이트 ..

건축과 사귀기 2021.08.05

이런 전철역 어떠세요? 밴쿠버 Brentwood 역 2009/09/29

밴쿠버. 요트가 있어야만 할 것 같은 항구 도시입니다. 캐나다 제3의 도시인 이 곳에는 `스카이 트레인'이란 독특한 대중교통이 있습니다. 우리 전철이나 지하철인데, 땅 속보다는 땅 위로 더 많이 다닙니다. 이 스카이트레인의 가장 큰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이 스카이트레인을 기다릴 때는 이런 장면에 황당해질 수 있습니다. 열차 맨 앞 유리창 속 운전석 자리에 앉은 이가 글쎄 신문을 보고 있다든지 하는 상황말입니다. 그러나 스카이트레인에선 그래도 됩니다. 운전자가 없는 무인 조종 시스템이니까요. 다른 열차라면 기관사가 앉을 자리는 승객용 좌석입니다. 그러니까 내부는 이렇게 생긴 것입니다. 새로운 전차를 본 우리, 이러고 놀았습니다. 운전하는 척 하시는 저 분, 나름 유명하지 않다고 하지 않을 수 없지 ..

건축과 사귀기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