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가구의 세계 22

구호의 역설 2005/11/06

"서울의 거리를 온통 채우고 있는 간판들이 내지르는 소음이 소비의 소란스런 아우성이라면 평양의 건물 옥상마다 올라가 있는, ‘일심으로 옹위하자’에서부터 ‘우리는 행복해요’까지 각종의 구호들은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서먹한 선전이었다. 평양은 가히 ‘구호의 도시’라 할만하다. 자부심이거나 혹은 자기최면일 구호들은 성긴 거리의 여백을 메우고 인민의 빈틈을 채운다." 양상현 민족건축인협의회 의장(순천향대 건축학과 교수)가 평양의 건축을 둘러보고 쓴 `평양 건축물 인상기'의 일부입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구호의 역설'이 떠올랐습니다. 구호는 `~해라', `~하자'는 외침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구호가 나온다는 것은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구호의 역설'입니다. 평양 거리를 메우고 있다는 그..

스트리트 퍼니처란?

2005/11/01 21:20 우리가 사는 집과 방은 모두 ‘공간’입니다.이 공간들이 쓸모를 지니게 되는 것은 그 안에 ‘가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집은 가구가 있어야 사람 사는 공간이 되는 거지요. 그러면 모두의 공간인 공공 공간은 어떨까요?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이 도시라는 공간은 ‘길’로 이어집니다.이 길이라는 공간이 쓸모 있게 되려면 역시 가구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공공 공간의 가구들을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 곧 ‘거리의 가구’라고 합니다. 방에 가구가 있어야 방에서 살 수 있듯이, 거리에도 가구가 있어야 사람들이 오가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거리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거리에 달아놓은 모든 공공 설비들이 바로 스트리트 퍼니처입니다.가로등,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