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지고 놀기 26

2009 최고 만화로 이 5편을 꼽았던 이유 2010/01/03

연말이면 날아오곤 하는 주문 중의 하나가 `~베스트' 꼽아달라는 것들이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1월도 아닌 10월에! (참 부지런도 하여라), 만화잡지 에서 메일이 왔다. 2009년 최고 만화를 뽑아달라는 것. 그런데 단순히 하나 딱 꼽으라는게 아니라 어려운 숙제처럼 주문을 해왔다. `최고의 만화'를 꼽고 그 이유를, `최고의 만화가'와 `올해의 신인'을 꼽고 역시 이유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더 어려운 질문도 있었다. `잘 만든 단행본이나 괴작'을 추천해달라는 거였다. 기왕 했던 것, 요즘 재밌는 만화책 뭐 없나 하시는 분들을 위해 만화 추천작들을 소개한다. # 최고의 만화 가장 익숙하면서도 가장 고민되는 질문이었다. 이걸 꼽으면 혹시 누가 흉볼까, 너무 마니아코드로 가는 것 아닌가 등등 신경쓰이는 것들..

올해 BEST 스릴러 & 미스터리, 결론은 이렇습니다 2009/12/31

읽어주시는 분은 거의 없어도 저 혼자 심심해서 매해 연말 뽑아온 추리&스릴러 소설 베스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몸이 안좋아 밍기적거리다보니 마지막날 부랴부랴 올리네요.-_- 올해는 읽은 추리 & 미스터리가 많지 않아 원래부터 그리 많지 않았던 객관성이 약간 더 떨어졌는데, 그래도 올 한해 저 개인의 추리스릴러 독서평을 한다면 `여성주의적 스릴러들을 만나 즐거웠던 한해'로 정리하고 싶습니다. 여자들이 주인공인 괜찮은 소설들이 예년보다 많았던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2009년 읽은 것들중 최고를 먼저 꼽겠습니다. 좋은 것 소개하기도 바쁘니까요^^. 이 글은 지난 여름 에 실린 원고를 손보고 내용을 더한 것입니다. # 공동 1위-묵직한 강펀치 (스콧 스미스 지음, 비채 펴냄)은 익숙한 이야기로..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2009/06/20

새 책이 나왔습니다. 처음 내는 책도 아닌데, 여전히 책 소식을 알리는 건 쑥스럽네요. 쓰고나면 언제나 아쉬운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번 책은 거의 2년에 걸쳐 낑낑댔기 때문에 더욱 후련함과 아쉬움이 크게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책은 정말 묘한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 모든 것이 새로 보입니다.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책속에서 만나면 달라보입니다. 인생이란 여행은 중간에 새로 시작할 수 없지만, 책을 읽으면 생각은 늘 새롭게 바뀌어 언제든 다시 출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책은 사실 요청을 받아 쓴 것입니다. 한 출판사가 `책읽기에 대한 책'을 제안해왔고, 고민 끝에 받아들였습니다. 책의 취지가 책에 대한 제 생각과 맞아떨어졌고, 제 자신이 책으로 새롭게 변한 경험을 했던 터여서 이 책이..

편파적이라 할지 몰라도 이 책을 강추하렵니다 2009/05/03

아시아. 가장 가까우면서도 우리가 모르는 곳입니다. 이슬람은 중동보다 동남아시아에 더 많은 인구가 믿고 있는 종교이고, 그 가운데에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가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이슬람에 대한 책이 나왔습니다. 편집자의 정성으로 원전보다 한국어판이 훨씬 더 주제를 쉽게 읽을 수 있게 업그레이드된 책입니다. 왜 강력하게 추천하냐고요? 음, 저는 편파적이니까요^^. 저자 : 율리야 수리야쿠수마 Julia Suryakusuma 인도네시아의 사회학자. 여성학자. 저널리스트. 사회평론가. 인도네시아대학(University of Indonesia)에서 심리학을, 런던 시티대학(City University)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헤이그 사회학연구원(Institute of Social S..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책꽂이는? 2009/04/20

원래 그런 것이 있잖습니까? 정작 중요한 것보다 거기 딸린 것이 더 매력적인 것 말입니다.책이 더 먼저겠지만 책꽂이가 더 생활 속 재미를 주는 중요한 물건이 될 수도 있겠죠. 나를 사로잡은 책꽂이 책꽂이는 중요한 인테리어 기능을 하는 가구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책꽂이들은 너무 똑같습니다. 책꽂이가 재미있어질 때, 책 읽기도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우연히 재미있는 책꽂이 사진을 모은 한 블로그 포스트를 읽다가 갑자기 발동 걸려 디자인 책꽂이들을 검색해 저도 따라해봤습니다. 개성파 책꽂이의 시작은, 고정 모양을 변형하는 것에서 시작입니다. 천편일률적인 네모칸 구성을 조금만 바꿔도 좀 달라집니다. 네모칸을 45도 각도로 기울인 마름모꼴 책꽂이입니다. 물론, 저렇게 꽂으면 책을 고를 때 참 힘들 듯..

CEO 들이 읽어야 할 명작 만화 2009/04/02

최고경영자들을 위한 만화를 꼽아보세요 뜬금없는 질문은 즐겁습니다. 일단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와 재미있고, 그래서 평소 생각 못한 것을 생각해보게 하니까요.제가 좀 뜬금없는 인간이기 때문인 탓이기도 합니다만 말입니다. 3월11일 갑자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 월간지 에디터였습니다.“뜬금없이 부탁드려 죄송한데요, CEO를 위한 만화 좀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이야기인즉슨, “처세나 경영개발서와 같은 책 이외에도 만화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최고경영자를 위한 만화 기사를 기획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흔쾌히 수락하고 4권을 골라 짧은 설명을 달아 보내줬습니다.그리고 최근 잡지가 배달되어 왔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기사를 보고 생각난 김에 추천했던 만화를..

만화계의 구준표 클로버문고가 떴답니다 2009/03/05

2001년 가을쯤이었다. 지금은 청강문화산업대 만화과 교수로 있는 만화평론가 박인하씨한테 전화가 왔다. “무지하게 재밌는 일이 진행중”이란 거였다. 도대체 뭔냐고 물었다.“클로버문고 복간운동이 시작됐어요. 출판사 어문각도 해보겠답니다.” 한 만화팬이 출판사 어문각 홈페이지에 ‘클로버 문고를 다시 보고 싶다’고 글을 올린 것이 빌단이었다는 것이다. 곧바로 다른 팬들도 너도나도 복간하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한국의 만화팬들 사이에선 유례가 없는 한 만화문고의 복간 운동이 시작됐다. 도대체 뭐길래? 클로버문고, 한 세대를 규정 지은 만화 시대는 70년대부터 80년대 초반까지였다. 한국 만화는 실로 엄청나게 정부의 검열과 규제에 시달리면서도 자생적으로 힘을 키우며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물론 작가..

2008년 최고의 추리소설은? 2008/12/30

‘그날’이 왔다. 세밑에 즐기는 혼자만의 이벤트날이다. 올해 지하철이란 공간을 즐겁게 해준 최고의 출퇴근 파트너, 2008년 내맘대로 추리&미스터리 소설 베스트 뽑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가 대상은 ‘올해 읽은, 올해 나온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중에서 내가 읽은 책‘만을 대상으로 한다. 왜 이런 책은 읽지도 않아서 빠뜨렸냐고 항의할만한 책이 있다면 주저말고 가차없이 알려주시길. 올해 최고의 여성 탐정-엽기 말괄량이 삐삐, 리스베트 살란데르 지난해 쓴 ’2007년 추리베스트‘에서 언급했듯 2007년은 오쿠다 히데오를 만나 행복한 해’였다. ‘인간적인 중년 남성’이 결국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그의 소설이 페미니즘 관점에선 좀 트집 잡힐 구석이 있을지 몰라도 그 재미에 열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가..

사내녀석들용 그림책 한번 보세요 2008/09/16

가끔 글 부탁을 받곤 합니다. 즐거우면서도 가장 난감한 원고 청탁이 ‘베스트’를 꼽아달라는 것입니다. 앞서 만화 심사이야기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많고도 많은 좋은 것들 사이에서 뭘 골라내야할지 고민스럽기 때문이지요. 한달 쯤 전일까, 이번에는 어린이책을 골라달라는 글 부탁을 받았습니다. 한 어린이육아 잡지였는데, 그림책을 8권 추천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 아빠인 저로서는 아들 녀석이 좋아했던 책(물론 저도 좋아했던 책)으로 8권을 골랐는데, 예상 이상으로 고르면서 머리가 아팠습니다. 차라리 80권을 고르라고 했으면 고민스럽지 않았을 겁니다. 아들 녀석 방에서 이 책 꺼내보고 저책 훑어보면서 간신히 8권을 추렸습니다. 처음 부모가 되시는 분들은 어린이책 고르기도 쉽지 않습니다. 요즘 어린이책은 정..

한국 독자 농락하는 위험한 책 <삼국지> 2008/07/30

아마 많은 삼국지 애호가들은 화를 내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볼 수록 는 위험합니다. 특히 자라는 어린이들에겐 더욱 위험하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는 분명 재미있는 이야깁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는 분명 부작용이 지나치게 큰 책입니다. 책 그 자체와 그 내용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문제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는 겁니다. 삼국지 장삿속 출판사들 해도 너무하다 이번 개봉으로 출판사들은 신나서 마케팅에 들어갔습니다. 티켓을 나눠주기도 하고 특별 할인도 해서 삼국지 판매량은 확실히 늘었다고 합니다. 양대 삼국지인 와 판매가 예년보다 60% 이상 늘었답니다.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는 분명 출판시장을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