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탐험하기 31

키스하고 싶어지는 도시, 그곳 최고의 광경 2013/08/12

아름다운 도시에서 만난 풍경들 이 아름다운 도시의 분위기에 연인들은 절로 취한 모습이었다. 고풍어린 도시, 아름다운 다리, 그리고 밤. 이 세가지가 어울린 곳에서 연인들은 그들만의 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피렌체.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무엇으로 말하면 좋을까? 아마도 아름다운 것이 너무 많아 아름다운 도시라고 해야겠다. 이탈리아 대부분 명소들이 그렇듯 피렌체의 하늘도 푸르디 푸르고, 그 아래에선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저 하늘이 아니어도 피렌체는 도시 전체가 그 자체로 아름답고, 하늘 아래 도시의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그리고 밤이 되면 피렌체는 낮 못잖게, 그리고 낮과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는 꼭 봐야할 것들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우선 윗 사진 오른쪽, 피렌체 전경을 찍으면..

또 못찍은 서울산업대의 숨은 보물 2010/01/05

평생 종로구와 서대문구에서 살다가 결혼 이후 노원구로 이사오면서 동네 주민으로써 친숙해진 대학이 삼육대와 서울산업대다. 삼육대는 우리 가족에게 숨겨놓은 보물 같은 산책 코스다. 삼육대는 다른 어떤 대학보다도 교정이 깨끗하고 아름답다. 캠퍼스 전체가 금연 구역이어서 꽁초 따위의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렵고, 잘 생긴 소나무길이 일품이다. 그러나 역시 삼육대 최고의 매력은 불암산 자락으로 올라가는 완만한 숲길 산책코스. 잘 가꾼 숲 속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제법 넓은 아름다운 호수 제명호가 나온다. 거북이와 물고기가 노니는 이 호숫가를 거니는 즐거움은 왠만한 공원이나 숲 산책코스 저리가라다. 서울산업대는 삼육대처럼 자연이 아름다운 교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대학들 못잖게 교정이 운치있다. 그리고 캠퍼스 안에 진..

내가 탐닉하는 골목 2010/01/01

서울 한복판에 숨은 사관학교, 그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공간 서울 한복판,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적한 미국 대사관저쪽 덕수궁 돌담길, 터벅터벅 걸어 광화문쪽으로 가다보면 덕수초등학교와 이웃해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뜻밖의 `사관학교'입니다. 얼핏 보기만해도 연륜이 묻어나는 빨간 벽돌 건물입니다. 하얀 돌기둥과 삼각형 지붕이 딱 보기에도 학교 본관을 연상시킵니다. 도대체 무슨 사관학교일까요? 육군사관학교도, 해사도, 공사도 아닌 특별한 사관학교입니다. `구세군사관학교'. 추운 겨울마다 자선냄비로 사랑을 모으는 구세군을 상징하는 건물, 구세군 중앙회관입니다. 건물 이름이 2개인 근현대 문화재 건축물입니다. 제가 구세군 중앙회관 앞을 지나가는것은 잘 해야 2~3년에 한번 정도입니다. 하지만 ..

내 마음의 신촌역, 슬픈 아름다움

2009/12/24 지난번에 화랑대역을 다녀오면서 오랫 동안 잊었던 신촌5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생각이 제법 간절했던지 지난 10월 어느날, 신촌에 간 차에 절로 발길이 신촌역으로 향했다. 철없던 시절 이 역에서 기차 타고 백마로, 장흥으로 가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곤 했다. 친한 친구를 만나러 금촌에 갈 때도 이 역에서 기차를 탔다. 그래서 신촌역을 볼 때마다 난 늘 상념에 빠지곤한다. 신촌역에는 지하철 신촌역과 기차역 신촌역이 있다. 이 기차역 신촌역에서 기차를 타본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도 난 신촌역이라고 하면 기차역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기차는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힘이 세다. 비유하자면, 지하철은 드라마고 기차는 영화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즐겨보지만 특별하게 기억하지는..

캐나다가 내 눈에 콕 쏘아준 풍경들 2009/10/04

휘슬러시에서 열리는 목재 산업전시회에 참석했다. 전시장인 휘슬러 컨퍼런스센터 자체가 목조를 강조하는 건물. 그러나 나무 건물보다도 건물 앞에 놔둔 이 나무 덩어리가 더 눈길을 끌었다. 향긋한 냄새, 그윽한 색깔... 캐나다는 역시 나무의 나라다. 캐나다스러운 조형물이 아닐까. 자동차 뒷모습만 봐도 왠만한 차들은 다 맞출 수 있는데, 이 차는 뒤에서 본 순간 도저히 알아맞출수가 없었다. 결국 앞 모습을 보고 확인해보니... 랜드 로버. 랜드 로버라면 맨 왼쪽의 저런 것이어야 할텐데 넌 뭐냐 하는 순간 차 주인이 왔다. "헤이, 이 차 멋지다. 도대체 몇살 먹은 차냐?" 차 주인이 즐겁다는 듯, "이거, 1957년산이다." 자기보다 더 나이든 차를 타고 다니는 차주인이 갑자기 멋져 보였다. 휘슬러시의 쓰레기..

비좁음을 판다-골목의 경쟁력이 문화자산이다 2009/08/18

관광코스가 된 도쿄 부근 하모니카 골목 도쿄 외곽 기치조지 역 앞 상가 거리 안에 또다른 거리가 있다. 아주 좁은 골목길 ‘하모니카 요코초’다. 작은 상점들이 하모니카의 구멍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다고 붙은 이름이다. 큰 길가 중간에 하모니카 요코초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사진을 보면 입구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상점 중간에 난 노란 간판으로 입구임을 써붙여 놓은 곳이 입구다.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이런 입구들이 여럿인데, 대부분 좁고 어둑해 입구가 맞나 싶다. 안으로는 어둑하고 좁은 골목들이 꼬불꼬불 펼쳐진다. 이제 골목 안으로 들어가보자. 사람 두 명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 이 좁은 길안에 온갖 업종들이 모여있다. 점집, 국수집, 꽃집, 맥주집, 분식집, 장식품집... 골목안..

인도 왕궁을 보며 문득 경부고속도로를 떠올리다 2009/05/09

인도의 서울은 델리, 델리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유적은 랄 킬라, 랄 킬라는 델리의 대표적 왕궁,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경복궁이다. 이름 랄 킬라는 ‘붉은 성’이란 뜻. 그래서 영어 ‘레드 포트’로 더 유명하다. 이 성을 지은 이는 인도 무굴왕조가 남긴 주요 건축물들에 왠만하면 다 관여한 이름 ‘샤 자한’이다. 죽은 마누라 무덤 타지마할 만드느라 지나치게 국력을 낭비하는 바람에 아들 아우랑제브가 왕위에서 쫓아내 가둬버렸던 황제다. 건축광 황제가 타지마할과 함께 남긴 대표적인 건물이 바로 이 붉은 성 랄 낄라 되겠다. 1648년 지었으니 우리로 치면 조선 중기 때다. 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대도시 델리는 옛 도심인 올드 델리와 뉴 델리로 나뉜다. 올드 델리는 그야말로 옛날 동네에 복작복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문, 인도 대통령궁 2009/05/04

# 일본이 가장 사랑하는 나라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영국이다. 근대 국가를 맹렬히 세우던 19세기, 일본은 영국을 흠모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거다. 일본이 가야할 길, 얻어야할 것, 올라야할 경지를 모두 영국에서 찾은 것은 당연했다. 같은 섬나라인데 세계를 호령하는 최강국이니 영국말고 또 어떤 나라를 역할모델로 삼겠느냔 말이다. 당연히 일본은 영국을 사랑했다. 일본의 영국 짝사랑은 지금껏 이어진다. 만화 에서 주인공 키튼이 영국에서 공부하고 SAS 특공대 출신이며 그의 아버지가 영국인 여성과 결혼한다. 의 주인공 야나기자와 교수는 일본에 살 뿐 거의 영국인이다. 영국 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다. 만화 는 또 어떤가? 영국 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동경과 호감은 그들의 의식 아래에 깊이 박혀..

미국 국제학교 엿보기 2009/03/21

최근 인도 뉴델리에 있는 미국 대사관 부설 국제학교에 다녀왔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교육과정을 모아 놓은 학교다. 미국이 자국 이외의 지역에서 자국민들의 교육을 위해 만든 학교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인도에서 살고 있는 조카들이 하교 하기 전에 찾아가 함께 국제학교를 돌아봤다. 우리나라나 일본 등 아시아의 학교들은 긴 건물 한 두개에 모든 시설을 들여넣는 학교 건물이어서 보기만해도 학교인 줄 알 수 있다. 반면 서구 학교들은 단지 안에 아기자기한 여러가지 건물로 잘게 나누는 곳이 많다. 뉴델리의 저 국제학교도 2~3층짜리 얕은 여러 건물들이 언덕을 따라 이어진다. 교문에서 올라가는 길. 인도 분위기 물씬 나는 장식들로 곳곳을 꾸민 것이 눈길을 끈다. 마침 학교에선 각종 인도..

빨간 타지마할도 있다 2009/03/19

멀리 문이 보인다. 양쪽으로 망루 같은 것이 달려있고, 가운데로는 하얀 돔이 야트막하게 올라와 있는 문이다. 잘 정돈된 길을 따라 문쪽으로 향한다. 가까이 갈수록 문이 커진다. 그런데, 문 앞에 다다르니 문 위로 솟아있던 하얀 돔이 사라졌다. 어떻게 된 걸까? 지붕 위로 보이던 하얀 돔은 저 문에 달린 것이 아니라 실은 문 안쪽에 있는 건물의 지붕이었던 것이다. 문 안으로 들어가면 그 돔의 주인 건물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이 건물, 후마윤 묘다. 후마윤묘는 인도 델리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이다. 인도 무굴제국의 2대 황제 후마윤의 무덤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인도의 중요 명소다. 건물은 빨간 색과 하얀색이 조화를 이루는 전형적인 무굴왕조 건축물로, 그 모양이 인도의 자랑인 타지 마할..